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함께 둘러보며 갈등 봉합에 나선 23일, 국민의힘에선 ‘대형 악재가 사라졌다’는 안도감이 흘렀다. 하지만 사태 발생부터 진정 국면에 이르기까지 확인된 윤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스타일이 70여일 남은 총선까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한 수도권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만남을 긍정적인 신호로 본다. 그동안 쌓인 신뢰가 있지 않나”라며 “20년 넘게 같이 일한 사람들이 (한 위원장이 임명된 지) 20여일 만에 갈라선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김 여사 문제를 “국민 눈높이”에 맞게 해결해야 한다는 한 위원장의 발언이 사퇴 요구로까지 이어졌지만 이는 일시적인 갈등이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오랜 인연 덕분에 당과 대통령실 관계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증명’돼 안심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 안에선, 윤 대통령의 우발적인 언행 등 종잡을 수 없는 스타일이 총선 국면의 여전한 뇌관이라는 시각도 상존한다. 친윤·중진 의원 ‘희생’을 두고 김기현 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 사이에서 갈팡질팡한 ‘윤심’ 논란, 불출마 요구를 거부하자 국외 순방 중 급작스레 내친 김 전 대표 등 ‘깜빡이’도 켜지 않은 채 당의 중요한 인사나 당무가 결정되고 뒤집히는 일이 또다시 반복되지 않으리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디테일한 사람이 아니라서 문제다. 이야기를 들으면, 설령 나중엔 설득이 된다 해도 처음엔 불같이 화부터 내는 게 문제”라며 “(총선 전)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놓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또다시 충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