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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90도 인사’ 한동훈 “대통령에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 갖고 있다”

등록 2024-01-23 18:42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 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대형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 수산물특화시장을 방문해 함께 현장을 점검했다. 지난 21일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양쪽이 충돌한 지 이틀 만에 현장을 함께 찾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여권 내홍은 봉합 수순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갈등의 핵심 원인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김경율 비대위원 ‘사천 논란’에 대한 이견은 조율하지 않은 채 수습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향후 갈등이 다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43분께 서천 수산물특화시장에서 만나 화재 원인과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두 사람이 공개 석상에서 만난 것은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 뒤 이날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현장을 둘러본 뒤 서울로 복귀할 때는 대통령 전용열차에 함께 올라 민생 현안을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양쪽은 이날 만남으로 갈등을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봉합의 여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역에 내려 기자들과 만나 “저는 대통령에 대해서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게 변함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대통령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이 나라를 잘되게 하겠다는 생각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기차 안에서) 여러 가지 민생 지원에 관한 얘기를 길게 나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내홍이 아물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아 보인다. 김 여사 의혹에 대한 해법과 재발 방지 대책,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거취 문제를 두고 양쪽의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기차 안에서 김경율 비대위원 사퇴 얘기가 오갔는지 기자들이 묻자 “그런 얘기는 서로 없었다”고 말했다. 4월 총선 공천 과정에서 당과 대통령실의 이견이 다시 노출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위원장과의 현장 방문 시간을 사전조율해 맞췄다. 한 위원장은 애초 계획했던 국민의힘 사무처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서천 방문을 결정했고, 윤 대통령도 한 위원장의 현장 방문 시간에 맞춰 일정을 조정했다고 여권 인사들이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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