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사이에 끼어 이게 뭐냐. 유능한 외교장관부터 찾아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의 중국 방문을 만류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방중한 의원들을 비난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정쟁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8일 국회에서 8·27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과의 `공명선거 협약식' 뒤 비대위원 등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어서 이게 뭐냐. 이런 상황에서 야당 내부 문제에 간섭하고 끼어서 정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거냐”며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을 “내부 분열” 행위로 규정한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유능한 외교부 장관을 앉히는 일이다. 다른 거 만사 제치고 그거 해야 한다”며 “(그런데 그걸 안 하고 있으니) 지금 큰일 났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대표는 전날 중국 방문단의 대표 격인 김영호 의원(더민주 사드대책위 간사)과의 통화에서 “그 사람들에게 이용당하지 않도록 처신을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이날 비대위원들과의 대화 도중 김 의원과의 통화 내용을 전하며 “야당이 여당에 말려들면 안 된다”고 말하다가, 중국으로 떠난 더민주 의원들을 향한 여권의 공세를 비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지난 5일,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가겠다는 의원들이) 무슨 외교를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가면 듣는 얘기는 뻔할 거다. 혹시 중국에 동조하는 발언이라도 하면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며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김태규 하어영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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