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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통합 반대” 저격수 뚫고 시작한 ‘100일’ 간담회, 안철수의 선택?

등록 2017-12-04 19:54수정 2017-12-05 00:26

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바른정당 통합 갈등’ 속 대표 100일 맞아 간담회
박주현, 최고위서 “당 분열 행위”…안 대표 면전 저격
조배숙도 제2창당위서 “정치 미아들에 안방 내주기”
안철수는 “지방선거 3자구도 돼야” ‘마이웨이’ 선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 당대표실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뒤편에 회초리 그림과 ‘국민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라는 글귀가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 당대표실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뒤편에 회초리 그림과 ‘국민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라는 글귀가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늘로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았습니다. 지난 8월27일 전당대회에 출마하며 그는 “한 두달 내에 지지율을 올리지 못하면 지방선거는 해보나 마나일 것”이라고 진단했지만, 현재 지지율은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4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은 4.6%의 지지율로 꼴찌였습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아직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안 대표는 이날 100일 맞이 기자 간담회를 예고했는데요. 이날 오전 간담회가 열리기 전까지도 당내 분위기는 평탄치 않았습니다. ‘100일 간담회’ 전 안 대표는 최고위 회의와 제2창당위 회의에 모두 참석했는데요. 먼저 최고위에는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반발하는 박주현 최고위원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9시 am. 국회 본청 당대표실. 최고위원회 회의

박주현 최고위원(안철수 대표 발언 뒤)

“의원들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데 ‘12월 중순이다’, ‘1월 중순이다’, ‘설 전후이다’고 시기를 거론하면서 합당을 추진하려는 것은 당을 분열시키고 깨는 행위일 뿐이다.…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 혹은 3당과 4당이 합해서 2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는데, 만약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 합당이 불가결하다면 더욱 큰 당과 합하는 것이 효율적인 선택일 것이며, 지금 국회는 교섭단체로만 따지면 3당 체제이고, 비교섭단체까지 따지면 4당 체제가 아니라 5당 체제, 아니 6당 체제일 수 있다. 정의당도 바른정당과 마찬가지로 영향력 있는 비교섭단체이며, 지지율에서는 우리 당을 앞서는 것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지지율을 높이고 2당이 되려면 바른정당, 정의당 등과 합당을 하든지, 아니면 더 큰 정당과 합당을 해야 한다는 논리가 된다.…항간에 돌아다니는 합당 일정 시나리오가 터무니없는 일각에서의 추측일 뿐 국민의당의 공식 입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을 최고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

박주현 최고위원이 안 대표를 겨냥하자, 바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통합 찬성파’ 최명길 최고위원은 “최고위는 소문이나 언론보도, 가쉽에 응답하는 기구가 아니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응수했습니다. 박주현 최고위원이 자신을 겨냥할 동안 안 대표는 고개를 들지 않은 채 회의 자료에 무언가를 끊임없이 적었습니다.

최고위 뒤, 당의 제2창당위원회 회의도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또 다른 ‘저격수’가 안 대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호남 4선 조배숙 의원입니다.

10시30분 am.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 당 제2창당위원회 회의

조배숙 최고위원(안철수 대표 발언 뒤)

“다 아시다시피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로 당이 분란의 도가니에 빠져 있다. 자유한국당은 샛문 한 쪽 열어놓고 탈영병들에게 무조건 복귀를 명령하고 있다. 조만간 바른정당에서의 추가 탈당설 나돌고 있다. 헌데 우리당은 대문을 활짝 열고 갈 곳 없는 정치 미아들에게 안방까지 내주겠다는 식이니 우리당이 자유한국당보다 못한 게 뭐고 뭐 그리 아쉬운 게 많은지 저는 자괴감이 든다.”

지난 11월8일 최고위 회의에서 언론 스크랩 자료를 보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지난 11월8일 최고위 회의에서 언론 스크랩 자료를 보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조배숙 의원이 발언할 동안에도 안 대표는 그를 쳐다보지 않은 채 책상 위 자료를 연신 뒤적였습니다.

11시20분이 되자 안 대표의 간담회가 시작됐습니다. 이 자리에 ‘저격수’는 없었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안 대표와 같은 뜻인 김관영 의원(당 사무총장)만 배석했습니다. ‘통합’ 질문이 자연히 나왔습니다. 안 대표는 처음엔 예산 국면인 만큼 말을 아끼려는 태도였습니다. 하지만 질문이 계속되자 답을 피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특히 인재 영입에 대해 묻자 안 대표는 자신의 입장을 자세히 밝혔습니다.

11시20분 am. 국회 본청 당 대표실. ‘안철수 대표 100일’ 간담회

안철수 대표

“일단 이번 주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기이다. 예산안이 벌써 법정시한을 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가 정지되는 일은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저희들은 저희들의 중재안을 가지고 예산안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통과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당 차원에서 다하고 있다. 따라서 저는 지금 예산안 통과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지금 현재 이 순간에도 경주하고 있다는 말씀드리고, 그것을 위해서 지금 정책연대는 이미 진행이 되고 있다. 저는 당분간 그 부분에 집중할 생각이다.”

“(지방선거에서) 최대한 3자 구도로 정리되지 않으면 합류가 힘들다는 분들이 전국에 걸쳐 계신다. 제 고민이 그 지점에 있다. 지금 현재 전국 선거가 4자 구도로 치러지지 않고 3자 구도로 치러지는데 선거연대도 있고 다른 방법도 있지 않은가. 어쨌든 저는 당대표로서 전국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의 4자구도가 아닌,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그리고 국민의당+바른정당의 3자구도가 돼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지방선거 전 바른정당과 선거연대를 하든 통합을 하든 방법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기자간담회가 열리기 전까지, 이날 오전만 해도 숱한 반대 의견들이 제시됐지만 안 대표는 또다시 ‘마이웨이’를 선언한 겁니다. 안 대표는 “반대하는 분들은 다른 대안을 제시해야되는 것 아니냐”며 “대안 없이 그냥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당분간 내분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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