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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원순도 안철수도 지난 선거보다 득표율 하락

등록 2018-07-01 15:49수정 2018-07-01 19:38

정치BAR_이정훈의 이해관계
6·13 지방선거 득표율 분석 - 서울

박원순 4년전보다 3.4%p 하락
3파전으로 표 분산-지지율 높아 이탈표 탓

안철수는 대선때 2위서 3위로 떨어져
강남구 뺀 24개구서 0.4%∼6.7%p 줄어
6·13 지방선거가 끝난지 약 20일이 지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17곳 가운데 14곳의 광역단체장은 물론 지방의회까지 석권하며 압승을 거둔 반면 자유한국당은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만 광역단체장을 배출하며 ‘티케이당’으로 내려앉았습니다. 바른미래당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서울 노원병·송파을 지역의 공천을 두고 안철수-유승민계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등 난맥상만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단체장·재보선 0석’이라는 참패도 이어졌습니다. 4년 전에 치러진 제6회 지방선거와 견줬을때, 서울·경북·대구·경남·부산·전남 등 주요 6개 광역단체에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폈습니다.

<1>2파전에서 3파전으로 변한 서울

박원순 서울시장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2·3위와 현격한 격차를 보였습니다. 4년 전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2파전을 벌였을 때와는 달리 여유가 있었습니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자신에 대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하기보다 함께 일하게 될 25개 구청장 선거 지원에 더 열중이었습니다. 특히 선거 막판에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에서 집중 유세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6월13일 투표 결과 예상대로 박원순 후보는 낙승했습니다. 절반이 넘는 52.2%의 득표율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23.1%)와 29.1%포인트,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19.3%)와 32.9%포인트 격차를 보이며 넉넉하게 당선됐습니다.

2파전이던 4년 전 선거와 비교하면 어떨까요? 당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42.6%)와 경쟁한 박원순 후보는 55.6%를 얻었습니다. 당시 박근혜 정부 시절 여당 후보와 두자릿수 격차로 승리한 것입니다. 당시와 비교하면 이번에 박 후보의 득표율은 3.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서울시 25개구 전체에 걸쳐 조금씩 떨어졌습니다. 낮게는 0.4%포인트(중랑구)에서, 높게는 6.4%포인트(마포구) 하락했습니다. 동별로는 두자릿수 하락을 보인 곳도 있습니다. 강남구 개포2동 13.4%포인트, 서대문구 신촌동 12.5%포인트, 종로구 교남동 11.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개포2동은 김문수 후보가 박원순 후보를 이긴 16개 동 가운데 한 곳이기도 한데, 4년 전에는 박 후보가 49.6% 득표율로 정몽준 후보(49.0%)를 누른 곳이기도 합니다. 반면 박원순 후보 득표율이 상승한 동은 16개에 그쳤습니다. 동대문구 전농제2동에서 3.9%포인트로 가장 높았습니다.

지난해 대선에도 출마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가 뛰어들면서 기존 새누리당 지지층은 물론 민주당 지지층의 표를 분산시킨 결과일 수 있습니다. 물론 김문수 후보 득표율이 정몽준 후보 절반에도 못 미친 23.1%에 그쳐 보수 지지층 이탈이 훨씬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3파전으로 진행되면서 2∼3위와 여론조사 상 큰 격차를 보여 이탈표가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광역비례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 득표율은 박 후보 득표율 하락과 반대로 올랐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50%대이던 정당 지지율이 투표에도 나타난 셈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50.4%를 거둬, 자유한국당(24.9%)이나 바른미래당(11.2%)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4년 전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이 각각 44.6%, 44.5%로 박빙이던 것에서 크게 달라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25개구 전체에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중랑구(8.4%포인트)가 가장 높았고, 강북·금천·도봉·성동·은평·강서·강동구 등에서 7%포인트대 상승율을 올렸습니다. 반면 마포구(3.6%포인트)와 강남구(3.7%포인트)로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박원순 후보로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하나의 고민거리를 안겼을 수도 있습니다. 4년 전 선거에서 정당득표율(44.6%)보다 11%포인트 많은 득표율을 올렸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박 후보의 득표율이 정당 득표율보다 우위에 있지만, 치솟은 정당 득표율이 박원순 후보에게 고스란히 이어지지는 않은 셈입니다.

박 후보에게 ‘걱정’이 생겼다면, 안철수 후보는 ‘심각한 우려’를 가졌을 수 있습니다. 이번 지방 선거 결과는 일각에서 ‘정계 은퇴’를 주장할 정도로 그에게 치명적이었습니다. 그는 바른미래당 득표율(11.2%)보다 두배에 못미치는 19.3%를 거뒀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한번도 정당의 상징색인 민트색 점퍼를 입지 않고 흰색 혹은 반팔 셔츠를 고집했습니다. 정당 경쟁력보다 개인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해 이를 반영한 선거운동을 펼친 것으로 보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아주 큰 차이를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40.9%), 홍준표 후보(23.9%)에 이어 21.3%로 3위였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문 후보(42.2%)에 이어 22.6%로 2위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시보다 못한 득표로 3위로 떨어졌습니다. 25개구 가운데 강남구(0.2%포인트 상승)를 제외한 모든 구에서 떨어졌습니다. 중랑구(6.7%포인트), 성북구(6.5%포인트), 금천구(5.6%포인트) 등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어쩌면 대통령 후보가 한단계 눈은 낮춰 광역단체장을 노렸는데, 유권자들은 이를 더 박하게 평가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그의 대선 이후 행보가 오히려 민심을 얻는데 실패한 것일 수 있습니다. 더욱이 대선 이후 유승민 대표의 바른정당과 통합해 ‘시너지효과’까지 노렸지만, 적어도 이번 선거에서는 그 효과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를 두고 당의 한 관계자는 “안철수의 사회적 자본은 소진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지난 6월27일 당직자들을 만나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해 “성공은 끝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실패가 완전히 마지막도 아니다. 계속 일을 이어갈 수 있는 용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여전히 정치에 뜻을 두고 있다는 의지를 밝힌 셈인데, 갈수록 비우호적인 여론을 어떻게 반전시킬 수 있을지 두고봐야겠네요.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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