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했다. 국민의 생각과 우리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김웅 미래통합당 당선자(서울 송파갑)는 총선 결과를 보고 당이 얼마나 오만했는지를 깨달았다고 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문제로 이전투구를 벌이는 당 상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김 당선자는 “현재 당 내부에 있는 인사들 가운데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분들이 얼마나 되나? 이런 상황에서 당권 투쟁에 몰두한다면 우린 진짜 다 죽는다”고 했다. 김종인 비대위로 전환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위성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문제에 대해서는 “전략적 고려보다 무조건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며 합당을 지지했다.
<검사내전>의 저자로 알려진 김 당선자는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인 2018년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일하며 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맡았다. 이후 정부·여당의 수사권 조정안에 강하게 반대하다 관련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에 오른 뒤인 지난해 7월 수사 실무를 맡지 않는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됐다. 지난 1월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검찰 내부 게시판에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 살아 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글을 올린 뒤 검찰을 떠났다.
통합당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포용력’을 꼽았다. 김 당선자는 “공천했던 후보가 ‘친문재인 성향’을 보인 적이 있다는 이유로 공천을 취소하는 것을 보고 총선이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포용력 없는 정당에 자신들의 미래를 맡길 국민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국회에 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청년이 주인이 되는 정당 만들기”란 답변이 돌아왔다. 김 당선자는 “우리가 포용력 있는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청년을 품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청년이 정치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그들이 정치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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