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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국정원 “김정은, 김여정에 권한 일부 넘겨 통치”

등록 2020-08-20 21:03수정 2020-08-21 02:42

“사실상 2인자” 국회 정보위에 보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이 사실상 북한의 2인자 구실을 하고 있다고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 부부장 등 고위급 지도부에 자신의 권한을 일부 위임해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관련기사: 김정은 권한, 핵심간부들에 분산 통치…스트레스 줄이고 책임 나누기)

정보위 미래통합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대남·대미 전략을 김여정한테 위임했다. 또 보고 과정에서 과거에는 김정은이 만기친람했지만 이젠 김여정이 중간에 취합해 김정은에게 전달하고 김정은이 지시를 내리면 이를 각 기관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경제 분야는 박봉주 당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 총리, 군사 분야는 최부일 당 군사부장과 전략무기 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권한이 분산됐다고 정보위에 보고했다.

다만 국정원은 김 부부장으로 후계 구도가 정리되거나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으로 권한 분산이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여정 담화를 주민들에게 암기시키는 등 김 부부장의 정치적 위상이 강화되고 있지만, 후계자로 내정됐다고 볼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

북한의 수해도 심각한 것으로 국정원은 확인했다.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집중호우로 강원도와 황해남북도에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최대 피해를 기록한 2016년보다 침수 피해가 크게 증가했다고 국정원이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국정원은 “영변 5㎿ 원자로는 가동 중단 상태이며,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도 식별되지 않고 있다. 북한군 하계훈련량도 25~65%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영변 핵시설 침수 가능성에 대해선 “침수 등 동향 보고가 없었다. 풍계리, 동창리도 특이 동향은 없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해 공개한 신형잠수함 진수와 관련해선 “기존 로미오급을 개조해 건조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는데 진수는 언제 될 건지 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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