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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청와대 ‘실세’ 우병우에 쏠리는 시선

등록 2016-07-18 22:58수정 2016-07-18 23:19

박 대통령 신임 각별…참모진 개편에도 건재
검찰·정보기관에 측근 포진 ‘사정기관’ 장악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가 보유한 1300억원대 강남 부동산을 게임업체 넥슨이 구입하고, 이 거래에 진경준 전 검사장(구속)의 도움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우병우 수석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 우병우 수석을 거론할 때 관용적으로 붙는 수식어는 ‘실세’다. 또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가까이 지냈고, 김 전 실장에 버금가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다며 ‘포스트 김기춘’, ‘리틀 김기춘’으로 불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우 수석은 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권력누수(레임덕)를 막을 ‘호위 무사’로 꼽혀왔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우 수석은 2014년 5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에 임명된 뒤 8개월 만인 2015년 1월 민정수석으로 ‘고속승진’했다. 김영한 전임 민정수석이 김기춘 비서실장의 국회 출석 지시를 거부한 ‘항명’ 파동으로 사퇴한 자리를 채운 것이다. 당시 항명 파동은 우병우 비서관이 김 수석을 제치고 비서실장에게 주요 사안을 ‘직보’해온 것에 대한 항의였다는 얘기가 나왔다. 법무부와 검찰 인사 등을 조율할 민정수석이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사법연수원 13기), 김진태 검찰총장(14기)보다 한참 아래 기수(19기)로 발탁되면서, 검찰 내부에선 당황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됐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우 수석은 ‘실세’로 꼽힌다. 올해 4·13 총선 참패 이후 이병기 비서실장이 물러나고 2차례에 걸쳐 5명의 수석이 교체됐지만, 우 수석은 ‘칼바람’에도 항상 비켜서 있었다. 청와대 안에서는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의 업무 역량에 대해 흡족해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2014년 말 청와대를 흔들었던 비선 실세 논란을 무리 없이 마무리했고, 청와대 내부 감찰을 강화하는 동시에 큰 잡음 없이 공직기강 확립과 사정 국면을 조율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우 수석은 야당이 지속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인사이기도 하다. 우 수석은 2009년 ‘박연차 게이트’ 당시 대검 중수1과장으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수사했다. 검찰 내 ‘엘리트 중 엘리트’로 꼽히던 우 수석이 2012년과 2013년 두 해에 걸쳐 검사장 승진에 실패한 것도 그 여파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우 수석은 ‘박근혜 청와대’에서 화려하게 부활했고, 검찰·국가정보원 요직에 ‘우병우 라인’이 대거 포진하면서 사정기관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단행된 검찰 인사는 우 수석의 ‘힘’이 반영된 인사로 받아들여졌다. 우 수석과 함께 일한 이영상 전 행정관이 검찰의 수사 첩보를 총괄하는 대검찰청 범죄정보1담당관으로 임명됐다. 전국 단위 대형 부정부패 범죄를 수사하는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의 김기동 단장,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지휘하는 이동열 3차장도 우 수석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또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은 우 수석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검찰 내부에서는 우 수석의 과도한 인사 개입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월 우 수석과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인 최윤수 부산고검 차장검사가 국내 정보를 총괄하는 국정원 2차장으로 발탁된 것도 우 수석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공안 경력이 없는 ‘특수수사통’ 최 2차장이 검사장급 승진 두 달 만에 전격 발탁된 것은 우 수석과의 친분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는 해석이었다. 결국 검찰의 수사·정보 및 국정원의 국내 정보 파트까지 ‘우병우 라인’이 장악한 셈이다. 박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레임덕을 막기 위해 사정기관을 장악하고, ‘정·재계 길들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당 회의에서 “권력의 정점에서 인사, 사정, 모든 권력을 전횡했고, 심지어 비서실장까지 무력화시킨 장본인인 우병우 수석 문제가 이제 터졌다”며 “정부의 권력기관 도처에 널린 ‘우병우 사단’이 먼저 제거돼야 한다는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당에 구체적인 제보들을 갖고 있다”며 우 수석과 진경준 검사장 등의 의혹과 관련한 추가 폭로에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우 수석은 2년 연속 공직자 재산 순위 1위를 기록한 ‘재력가’다. 지난 3월 개인재산 393억6754만원을 신고했다. 우 수석은 기흥컨트리클럽 대주주인 이상달 전 정강중기 대표의 사위다. 이 대표가 사망하면서 우 수석의 부인이 유산 일부를 상속받았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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