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제1회 을지국무회의 및 제37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한국경제 강은구기자) 연합뉴스
을지국무회의서 국민단합·자긍심 강조
“분열·갈등 부추기는 행동 단호히 대처”
우병우·이석수 논란 언급 안해
“분열·갈등 부추기는 행동 단호히 대처”
우병우·이석수 논란 언급 안해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위기상황을 앞에 두고 우리 내부의 분열과 반목이 지속되고 위기를 극복해겠다는 국민적 의지마저 약화된다면 지금까지의 위대한 역사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퇴보의 길로 접어들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 이어 또다시 ‘국민단합’과 ‘자긍심’을 강조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위법’ 논란 등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을지 국무회의에서 “안보와 경제의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해 내겠다는 우리 모두의 단합된 의지가 무엇보다 절실한때”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주영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가 입국하는 등 북한 체제의 동요가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체제유지를 위해 극단의 길을 가고 있고, 핵심 엘리트층마저 이반하면서 탈북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은 잠시도 방심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국무위원께서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리우올림픽에서 선전한 주요 선수들의 이름을 하나씩 열거하며 “우리 젊은이들이 보여준 긍정의 에너지가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긍심으로 이어져 우리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모두 패배의식과 자기비하에서 벗어나 용기와 자신감을 회복하고 콩 한쪽도 나누던 공동체의식을 되살려서 국가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대통령의 을지국무회의 모두발언 전문이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언니가보고있다 #31_금태섭이 말하는 이석수와 우병우의 미래
제1회 을지국무회의를 개최하겠습니다.
오늘부터 나흘 동안 을지연습이 실시됩니다. 을지연습은 북한의 국지 도발과 전면전 위협에 대비해서 민·관·군의 국가적 비상 대비 능력을 높이고, 한?미연합 방위 태세를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 매년 실시해온 정례적·방어적 훈련입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을지연습을 비난하면서 금년에는 즉시적이고 무자비한 핵세례를 받게 될 것이라는 군사적 협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미연합 훈련이 없을 때도 도발을 지속해온 북한이 이런 위협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만 해도 북한은 연초부터 제4차 핵실험을 감행한 데 이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핵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한 각종 실험을 계속해왔으며 SLBM과 노동, 무수단 등 탄도 미사일을 열 차례 넘게 발사를 하였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우리 항구와 비행장을 선제 타격하겠다고 위협하기까지 했습니다. 이것은 북한의 핵개발과 각종 도발 위협이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유사 시 우리 영토와 국민들을 타격함으로써 실제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극단의 길을 가고 있고, 핵심 엘리트층마저 이반하면서 탈북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은 잠시도 방심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분명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국무위원들께서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치권에서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위를 지켜내는 데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막아내고 응징할 수 있는 튼튼한 방위 태세를 갖춰야만 하고, 북한이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자멸하고 말 것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깨닫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을지연습은 이러한 엄중한 안보 상황 하에 우리의 대비 태세를 점검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입니다. 북한의 국지 도발과 전면전 위협에 대비하여 민·관·군의 전시 임무 수행 체계를 확고히 하고, 전시에 적용할 각종 계획과 소산시설, 전시 물자 등에 대해서도 현장 위주로 확인·점검해서 보완해 주기를 바랍니다.
특히 사이버테러나 GPS 전파 교란은 평시에도 심각한 위협이므로 실전과 같은 수준의 대비 훈련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또 현대전은 국민들의 전승 의지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 총력전인 만큼 온 국민의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범국가적 훈련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전시에 민관이 합심해서 군사작전을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충무계획, 전시법령 등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점검하고, 국민들이 참여하는 체험형 훈련도 내실 있게 진행해 주기를 바랍니다.
작은 균열이나 방심에도 무너지는 것이 국방입니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라는 말을 잘 새겨서 관계부처는 을지연습의 전 과정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북한이 이번 을지연습을 구실로 군사적으로 도발할 가능성에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합니다.
정부와 군은 긴밀한 한?미 공조 체계를 유지하면서 만일 북한이 도발할 경우 즉각적으로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도록 물 샐 틈 없는 준비 태세를 갖춰주기 바랍니다.
한 나라의 국력은 경제력, 군사력, 영토, 인구 등의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국가 전략과 국민들의 의지라는 질적 측면까지 모두 합쳐진 결과물입니다. 우리가 좁은 국토, 부족한 자원과 자본에도 불구하고 오늘과 같은 국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도 경쟁을 촉진하고, 대외 지향적 경제 발전을 추구하는 적극적 국가 전략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강한 국민적 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서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두 날개로 삼아 더 큰 도약을 위한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어왔습니다.
최근에는 신흥국 최초로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에 가입했고, 선진국, 후진국 모두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의 국가신용등급을 기록했습니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에서도 우리나라 신용등급의 상승을 보도하면서 유럽 국가들도 부러워할만한 신용회복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과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공무원연금 개혁, 4대 부문 구조개혁 등 여러 개혁 조치들과 국민들의 노력이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가신용등급이 오르면 공공기관의 신용등급이 동반 상승할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외화 조달 금리의 하락으로 해외 차입 비용이 절감됩니다.
아울러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도와 대외 안정성을 높여서 증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 경쟁력과 국가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지게 됩니다.
물론 아직 우리 앞에는 북한 핵 문제, 테러 위협, 구조조정 비롯해 수많은 장애물들이 놓여있습니다. 이러한 안보와 경제의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해내겠다는 우리 모두의 단합된 의지가 무엇보다 절실한 때입니다. 위기 상황을 앞에 두고 우리 내부의 분열과 반목이 지속되고, 위기를 극복해내겠다는 국민적 의지마저 약화된다면 지금까지의 위대한 역사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퇴보의 길로 접어들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늘 아침 폐막한 리우올림픽에서도 우리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자양궁 단체전의 올림픽 8연패, 펜싱 박상영 선수의 역전드라마, 부상으로 출전도 불투명했지만 한계에 도전해 이겨낸 박인비 선수, 부당한 판정과 부상에도 값진 동메달을 따낸 김현우 선수와 품격 있는 패배로 감동을 선사해 준 이대훈 선수, 그밖에도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투혼과 열정으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유승민 선수는 하루에 3만보를 걸어 다닌 성의와 성실함으로 모두가 어렵다고 했던 IOC 선수위원에 당당하게 당선되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젊은이들이 보여준 긍정의 에너지가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긍심으로 이어져서 우리 사회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합니다.
또한 우리 모두가 언제나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포용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키워서 대한민국을 더욱 건강한 공동체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 패배의식과 자기 비하에서 벗어나 용기와 자신감을 회복하고, 콩 한쪽도 나누던 공동체 의식을 되살려서 국가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나가야 하겠습니다.
다음 주 후반부터 해외순방을 떠나게 됩니다. 먼저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되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후 한?러 정상회담 등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갖고, 이어서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와 비엔티안에서 개최되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라오스를 공식방문할 예정입니다.
현재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녹록지 않습니다. 저는 지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냉철한 현실 인식에 바탕을 둔 선제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번 순방은 주요 국가들과 글로벌 현안에 대해 전략적으로 소통하고, 우리 입장을 적극 개진해서 우리 앞에 놓인 경제?안보적 현실을 타개해 나가는 데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국제환경을 탓하며 앉아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마음가짐으로 능동적?호혜적 외교에 힘을 쏟아 나갈 것입니다. 관계 부처는 선제적이고도 창의적인 사고를 갖고 이번 순방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지난주에 인천에 있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방문해서 교육 개혁과 노동 개혁의 핵심과제 중 하나인 일?학습병행제의 추진 상황과 성과를 살펴보았습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기술 연마와 학업정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든든하다고 느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학생은 대학 진학이 가능함에도 도제 과정을 통해 학교와 직장을 오가고 있었는데 기술 분야에 일찍 취업해 현장 경험을 쌓고, 장차 금형 분야에 최고 명장으로 성장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또 미래의 핵심 기술 인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업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선진 도제 교육 시스템과 일?학습병행제가 현장에 정착이 되면 청년들과 기업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청년들은 스펙을 쌓기 위해 불필요하게 대학을 진학하지 않는 대신 조기에 기술력 높은 유망 기업에 취업할 수가 있고, 기업은 현장 인력 수요에 맞는 맞춤형 인재를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육성하고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일?학습병행제는 청년층 고용과 기업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교육, 고용, 산업정책이 선순환적으로 결합된 최적의 산학 협력의 모델입니다.
또한 일?학습병행제가 전반적으로 확산이 되면 직무 성과와 능력에 따라서 공정하게 보상받고 평가를 받는 인력 중심 인사 관리 시스템도 정착이 돼서 중장기적으로는 노동시장 구조 개혁의 단초가 될 것입니다. 교육부, 고용부, 산업부 등 관계 부처는 일?학습병행제 참여 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2017년까지 도제학교를 200개 선으로 확대하는 등 지난주 발표한 관련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주기를 바랍니다.
핵심 과제인 일?학습병행제가 빠르게 현장에 정착돼서 우리 청년들과 기업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모든 부처가 적극 협업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제 여름 휴가철도 끝나 가는데 각 부처는 핵심 개혁 과제를 비롯한 주요 정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정기국회 등 주요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국무위원들은 모든 공무원들이 각자 맡은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부처별 업무 추진 상황 등을 재점검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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