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쿠바 수도 아바나 거리에서 수천명의 시민이 식료품 부족과 잦은 정전, 높은 물가 등에 항의해 “독재 타도” “자유를 달라” 등을 외치며 거리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바나/AFP 연합뉴스
북한의 박명국 외무성 부상은 “이번 쿠바 사태의 진범인, 배후조종자는 다름아닌 미국”이라고 말했다.
박명국 부상은 21일 밤 외무성 누리집에 올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박명국 외무성 부상 담화”에서 “소요가 일어난 직후 미 고위층이 직접 나서서 반정부 시위를 극구 부추기고 선동한 사실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지난 11일 쿠바의 수도 아바나 등 여러 지역에서 식료품 부족과 잦은 정전, 높은 물가 등에 항의해 수천명의 시민이 “독재 타도” “자유를 달라” 등을 외치며 거리시위를 벌이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날 “미국은 쿠바 정권이 국민한테 귀 기울이고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사실을 염두에 둔 주장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16일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11일 쿠바 ‘반정부 시위’를 “사회주의 혁명을 말살하려는 외부세력의 배후 조종과 끈질긴 반쿠바 봉쇄 책동의 산물”이라 짚었으나, 시위의 배후로 미국을 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명국 부상은 “지난 17일 수십만명의 쿠바 인민들이 군중시위를 열고 미국과 한줌도 안 되는 반혁명분자들의 준동을 낱낱이 폭로했다”며 “나는 미국의 반쿠바 압살 책동을 단호히 배격하며, 쿠바 정부와 인민들에게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낸다”고 말했다. 박 부상은 “미국의 비인간적인 반쿠바 경제 봉쇄도, 인터넷을 통한 교활한 반정부 심리모략전도 쿠바 인민의 혁명적 의지를 결코 꺾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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