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제트 현상
군 고위관계자 밝혀…“다른 초병, 쿵소리 후 보니 허연게 하늘로 솟았다”
국방부 대변인 “국외 해난사고 전문가 지원받아 객관적 원인 규명할것”
국방부 대변인 “국외 해난사고 전문가 지원받아 객관적 원인 규명할것”
지난달 26일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사고 당시 선체가 두 동강 나서 역브이(∧)자 모양으로 공중으로 솟구친 장면을 목격했다는 해병대 초병의 증언을 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 관계자는 8일 “백령도 해안초소의 열상감시장비(TOD)를 운용하는 해병대 초병이 ‘쾅 소리를 듣고 (티오디를 찍기 전에) 소리나는 쪽을 봤더니 배가 두 동강 나서 공중으로 올라가 역브이자 형태가 돼 있더라. 그 뒤 곧 평평해졌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초병이 천안함이 역브이자를 그린 것을 목격했다고 말한 것에 비춰 볼 때 외부 충격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선체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버블이 팽창하며 함정이 위로 끌어올려져 선체가 역브이자로 휘어진다. 천안함 생존자들도 7일 기자회견에서 선체에 두 차례 큰 충격이 왔다며 사고 원인을 특정하지 않은 채 ‘외부 충격’ 때문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천안함을 역 브이자형으로 만든 외부 충격의 원인으로 어뢰나 기뢰 가능성도 거론했다.
군 조사 과정에서 이 티오디 초소 초병은 사고 당시 꽝 소리를 듣고 소리나는 방향으로 티오디를 돌렸으나 녹화 버튼을 늦게 눌러, 선체가 평평해진 때부터 티오디 영상이 녹화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티오디 초소는 사고 장소로부터 2.5㎞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군 고위 관계자는 “백령도의 또다른 해안 초소의 초병이 ‘쿵소리가 나서 쳐다봤더니 뭔가 허연 게 하늘로 솟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초소에는 티오디는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 2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사고 해상에서 880m 떨어진 백령도 초소에서 수중 폭발 때 발생하는 물기둥을 목격한 것 같다는 병사의 증언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현재로서는 천안함 침몰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정부에서는 사건 조사를 위해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에서 해난사고 조사 전문가들을 지원받아 좀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사고 원인을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군은 천안함 침몰로 발생한 각종 파편과 잔해의 위치를 확인해 인양작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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