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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어뢰 설계도에 등장한 가타카나의 비밀

등록 2010-06-23 13:49

민군 합동조사단이 제시한 어뢰 카탈로그 속 일본 문자(‘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의 대정부 질의집 ‘천안함 진실을 묻는다’ 중.
민군 합동조사단이 제시한 어뢰 카탈로그 속 일본 문자(‘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의 대정부 질의집 ‘천안함 진실을 묻는다’ 중.
합조단 제시 설계도에 ‘タ-アィ-サィ’ 등 일본 문자 보여
“수출용 카탈로그에 컴퓨터 오류 그대로 실었을까” 의문
북한은 컴퓨터 오류 문자가 노출된 설계도면을 수출용 어뢰 카탈로그에 그대로 사용한 것일까?

지난 5월20일 미군 합동조사단이 공개한 어뢰 CHT-02D 설계도엔 일본어 가타카나로 보이는 글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합조단이 이날 제시한 “실제 카탈로그에 나와 있는 설계도를 10배로 확대”한 도면에는 シココケ, シュエエアィサィ, タ-アィ-サィ 등의 일본 가타카나가 적혀 있었다. 우선 추진부가 시작되는 지점인 모터부의 치수 333 뒤에 '(シココケ)'라는 문자가 적혀 있었고, 샤프트 치수 1345 뒤에 '(シュエエアィサィ)', 추진후부 치수 270 뒤에 '(タ-アィ-サィ)'라는 일본어 가타가나 표기가 나와 있었다.

이렇게 합조단이 제시한 ‘북한의 수출용 카탈로그’에서 일본 글자가 나타나자 해석이 구구해졌다. 지난 6월10일 <민중의 소리>에 따르면, 합조단 발표 당시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자세한 의미는 모른다”며 “일본 전문가가 도와주거나 일본 측이 갖고 있는 도면에서 북한 자료를 찾은 것 같다”고 둘러댔다고 한다. <민중의 소리>는 그러나 그 나흘 뒤인 5월24일이 되자 한 군 관계자는 “무기중개상이 값을 올리기 위해 설계도면의 일부 내용을 일본어로 번역했을 수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져갔고, 한국기자협회, 한국프로듀서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 3단체가 구성한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도 지난 6월4일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국방부는 6월7일 해명성 보도자료를 통해 “설계도면의 일본어 표기는 일본어처럼 보이지만 일본어가 아니며, 컴퓨터의 프로그램 호환상 문제로 인해 발생한 컴퓨터 상의 무의미한 기호”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중의 소리>는 어뢰 설계도면에 나타난 일본 문자는 컴퓨터 프로그램인 캐드(CAD:Computer Aided Design)로 작업할 때 “폰트 설정을 맞추지 않았을 경우 흔히 발생하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민중의 소리>는 “이는 캐드의 설계도면 작업시 초보자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라며 “캐드의 폰트 디렉토리에 원래 설계도를 작성했던 컴퓨터의 캐드 폰트파일을 복사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민중의 소리>는 이를 토대로 “누군가가 어뢰 추진부를 토대로 설계도를 창작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한 논쟁이 어떻게 끝을 맺을지 모르지만, 북한이 어뢰 수출을 위해 작성한 ‘수출용 카탈로그’에서 ‘폰트 깨짐’ 현상이 그대로 드러난 도면을 사용할 정도로 그렇게 허술하게 카탈로그 제작에 임했을까 하는 의문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합조단이나 국방부의 추가적인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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