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서 사고뒤 첫 사격실시
북 맞대응 공언해 긴장고조
북 맞대응 공언해 긴장고조
지난달 25~28일 동해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이어 5~9일 서해상에서 실시되는 한국 육·해·공군 합동 대잠수함 훈련의 가장 큰 특징은 장소다. 군은 천안함이 침몰한 서해를 대잠수함 훈련 장소로 정해 이번 훈련 성격이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응훈련이자 대북 무력경고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천안함 침몰 사태 이후 처음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근처 해역에서 사격 훈련이 벌어진다. 백령도 근해에서 함포·수중사격이, 백령도와 연평도에선 북한군의 상륙을 저지하는 훈련을 벌이고, K-9 자주포 사격도 예정돼 있다 .
김경식 합동참모본부 작전참모부장(해군 소장)은 4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서해 훈련에서는 적 잠수함에 의한 도발과 북방한계선 근처에서 예상되는 적 도발 유형에 따른 맞춤식 실전적 훈련을 벌인다”며 “적 잠수함을 탐색·격멸하는 훈련과 해상·지상 사격 및 어뢰 발사 훈련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김경식 부장은 “북한군 침투 및 국지 도발에 대비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게 된다. 특수부대를 태우고 고속 침투가 가능한 공기부양정 응용 전투함 대응 훈련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북한군이 서해 훈련에 대해 ‘물리적 대응타격’을 공언한 바 있어, 이번 훈련기간 남북간 군사적 긴장 고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해 훈련이 군사적으로 민감한 북방한계선 근처에서 이뤄지고 훈련 내용도 대북 압박에 촛점이 맞춰져 있어, 북한의 ‘물리적 대응타격’ 주장이 엄포에 그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군사충돌은 아니더라도 북쪽의 대응 사격훈련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의 ‘물리적 대응타격’ 주장과 관련해, 군 당국은 이날 “정당한 방어적 훈련에 대해 시비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도발”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훈련 기간 군함 피격 등 만일의 사태를 예방하려고 구축함 등 훈련에 참여하는 주요 함정들은 북한 지대함 미사일 사정권 밖인 평택 이북 해역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에는 독도함(1만4000t)과 4500t급 한국형구축함(KDX-Ⅱ), 1800t급 잠수함 등 29척의 군함과 전투기 KF-16(공군)과 대잠헬기인 링스(해군) 등 항공기 50여대, 육군의 해안경계부대, 해병대 병력 등 병력 4500명이 참여한다.
훈련 첫날인 5일 해군 함정의 전술기동 및 대잠수함 추적 훈련이 벌어지고, 6일에는 해상자유공방전, 해안포 공격 대비 훈련, 특수작전부대 침투 대비 훈련이 예정돼 있다. 7일에는 합동 대공사격 훈련과 야간 대잠자유공방전 등이, 8일에는 대함사격 훈련과 적 어뢰 탐지대응훈련 등이 실시된다. 마지막 날인 9일에는 잠수함 침투에 대비한 훈련이 이어진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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