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이 두 동강 난 후 함수가 떠내려온 백령면 남포리 장촌 앞바다. 안개가 많이 끼는 날에는 한치 앞을 가늠하기가 힘들다.
주민들 사건당일 관련 새로운 증언 내놔…생존병사 경험과 일치
어뢰 폭발 이외의 가능성 암시 증거…다양한 가능성 열어놔야
어뢰 폭발 이외의 가능성 암시 증거…다양한 가능성 열어놔야
▶ 백령도 현지 르포 기사 보기
천안함 사건 발생과 관련해 기름냄새가 백령도 일대에까지 진동했다는 마을주민들의 증언이 나왔다. 이런 증언은 천안함 생존 수병 대부분이 “사고 순간 기름 냄새를 맡았다”는 증언과 일치하는 것으로, 천안함 침몰 의혹을 규명하는 중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사건 100일이 되는 3일 오전 백령도 장촌 항구에서 까나리잡이 어선을 운영하는 ‘ㄴ’호 선장 장아무개씨는 “천안함 사고 다음날 마을 전체에 기름 냄새가 확 풍겨왔다”고 말했다. 마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또다른 주민도 “기름냄새는 마을 제일 위쪽에서도 맡을 수 있었으며, 하루 종일 마을을 뒤덮었다”고 증언했다.
이런 증언은 지난 6월24일 최문순 의원실에서 공개한 ‘생존장병 58명의 주요 진술내용’과 일치하는 것이다. ‘주요진술내용’에 따르면, 생존 장병 다수가 “화약 냄새는 나지 않았고, 대신 기름냄새를 맡았다”고 증언했다. 반면 섬광·화염·물기둥·연기·부유물 등 어뢰폭발의 징후로 인식될 수 있는 현상을 목격한 장병은 한 사람도 없었다.
대다수 생존장병들이 “쿵”하는 충격이 전해진 직후 기름냄새를 맡았다고 증언하는 것은, 충격이 있기 전에 이미 기름유출이 크게 진행된 것 아니냐고 유추해볼 근거가 된다. 만일, 기름유출이 먼저 진행되고 충격이 일어났다면 이는 합조단이 결론내린 어뢰설에 반하는 증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천안함에서 흘러나온 기름의 양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장아무개 선장은 “천안함에서 나온 기름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해변에 밀려온 기름띠를 제거하는 데만도 3일이 걸렸다”고 증언했다. 이번 증언은 백령도 주민 대부분이 천안함에 대해 증언하는 것을 꺼리는 가운데서 나온 것이다. 한겨레가 천안함 사건 100일을 맞아 기획한 백령도 르포 취재에서 백령도 주민 대부분은 ‘천안함 사고’에 대해 말하기를 꺼렸다. 그딴 것 묻지 말라고 타박하는 사람도 있고, 더이상 괴롭히지 말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천안함 사건으로 관광객이 감소한 탓도 있겠지만, 백령도 두무진에 사는 이원배씨가 ‘천안함 암초 좌초설’을 제기한 뒤 한동안 시달림을 받았던 것도 적지 않게 작용한 듯하다. 이런 가운데서 두 사람의 주민이 기름냄새에 대한 증언을 한 것이다. 두 사람의 증언은 '천안함 사고 다음날 아침에 기름냄새가 온 마을에 진동했다'는 것이지만, 생존장병들이 사건 현장에서 기름냄새를 맡은 점, 천안함 사고 발생 당시가 늦은 저녁 시각이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기름냄새가 마을에 도달한 것은 사건 발생 이후부터 새벽이 되기전 어느 시점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천안함 침몰 다음날 기름냄새가 하루종일 백령도 장촌 마을을 뒤덮었다는 주민들의 새로운 증언은 천안함 미스테리를 푸는 또하나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백령도 현지 르포 기사 보기 백령도=글·사진 이충신 cslee@hani.co.kr
대다수 생존장병들이 “쿵”하는 충격이 전해진 직후 기름냄새를 맡았다고 증언하는 것은, 충격이 있기 전에 이미 기름유출이 크게 진행된 것 아니냐고 유추해볼 근거가 된다. 만일, 기름유출이 먼저 진행되고 충격이 일어났다면 이는 합조단이 결론내린 어뢰설에 반하는 증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천안함에서 흘러나온 기름의 양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장아무개 선장은 “천안함에서 나온 기름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해변에 밀려온 기름띠를 제거하는 데만도 3일이 걸렸다”고 증언했다. 이번 증언은 백령도 주민 대부분이 천안함에 대해 증언하는 것을 꺼리는 가운데서 나온 것이다. 한겨레가 천안함 사건 100일을 맞아 기획한 백령도 르포 취재에서 백령도 주민 대부분은 ‘천안함 사고’에 대해 말하기를 꺼렸다. 그딴 것 묻지 말라고 타박하는 사람도 있고, 더이상 괴롭히지 말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천안함 사건으로 관광객이 감소한 탓도 있겠지만, 백령도 두무진에 사는 이원배씨가 ‘천안함 암초 좌초설’을 제기한 뒤 한동안 시달림을 받았던 것도 적지 않게 작용한 듯하다. 이런 가운데서 두 사람의 주민이 기름냄새에 대한 증언을 한 것이다. 두 사람의 증언은 '천안함 사고 다음날 아침에 기름냄새가 온 마을에 진동했다'는 것이지만, 생존장병들이 사건 현장에서 기름냄새를 맡은 점, 천안함 사고 발생 당시가 늦은 저녁 시각이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기름냄새가 마을에 도달한 것은 사건 발생 이후부터 새벽이 되기전 어느 시점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천안함 침몰 다음날 기름냄새가 하루종일 백령도 장촌 마을을 뒤덮었다는 주민들의 새로운 증언은 천안함 미스테리를 푸는 또하나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백령도 현지 르포 기사 보기 백령도=글·사진 이충신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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