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효용성 논란 재점화
미군 “북한 중·단거리 미사일 요격에 최적”
전문가 “종심 짧은 한반도에선 무용지물”
주한미군이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기지에 추가로 반입된 사드 발사대를 이동시켜 점검하고 있다. 오산 공군기지에 임시 보관 중이던 발사대 4기와 레이더 보완시설 등 핵심장비들이 배치됐다. 성주/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7일 경북 성주 기지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잔여 발사대 4기 임시 배치가 마무리되면서, 사드 체계의 효용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주한미군 쪽은 이날 사드가 “북한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에 효율적인 최선의 미사일 방어체계”라고 강조했지만, 전문가들은 “사드 체계는 종심이 짧은 한반도에서 아무 쓸모가 없다”고 반박한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누리집에 올린 ‘사드에 관한 사실보고서’란 제목의 자료에서 “사드는 북한이 대량 보유한 스커드, 노동, 무수단 등 중·단거리 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 매우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주한미군 쪽은 “사드는 2005년 이후 11차례 요격시험에 모두 성공했다”며 “미국은 사드가 현존하는 탄도미사일방어(BMD) 시스템 중 최고의 요격 성공률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주한미군 쪽은 또 “사드는 전적으로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미사일방어 시스템”이라며 “사드는 엄격히 방어적인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우려하는 사드 레이더(AN/TRY-2)와 관련해 “일본에 있는 레이더와 물리적으로는 같은 것이지만, 한국에 배치되는 사드 레이더의 소프트웨어와 역할은 일본에 있는 것과 크게 다르다”며 “사드 레이더는 북한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한-미가 사드 체계 한반도 배치를 공식화한 직후부터 시작된 ‘사드 효용성’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당시 국방부는 북한이 실전배치한 탄도미사일을 대부분 요격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실전 경험이 없는 사드의 요격 성능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북한 방사포의 사정권인 수도권 방어에는 무용지물이라는 문제점도 집중 거론됐다.
<사드의 모든 것>을 펴낸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사드의 성능을 따지기 앞서 남북의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한반도에서 사드는 아무런 효용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사드의 요격 가능 고도는 40~150㎞이며, 따라서 요격 고도보다 낮거나 높게 날아오는 미사일을 방어할 수 없다”며 “종심이 짧은 한반도에서 북한이 가까운 거리에서 낮고 빠르게 탄도미사일을 쏘거나, 아예 고각으로 발사한다면 사드로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드 체계의 한계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건 사드 포대를 방어하기 위해 성주 기지에 패트리엇 포대를 배치해놓은 점”이라며 “사드는 스스로도 보호하지 못하는 장비”라고 덧붙였다.
국방 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북한은 사드 방어망을 돌파하는 다른 군사적 수단을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다. 단거리미사일과 장사정포, 잠수함발사 미사일(SLBM) 등 사드가 방어할 수 없는 다른 타격 수단으로 북한이 우리를 위협하게 되면 한반도는 더 극단적인 군사적 대치와 군비경쟁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