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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다시보는 한·미 정상들의 만남…문재인·트럼프 대통령은? [더(The)친절한 기자들]

등록 2017-06-27 14:21수정 2022-08-19 15:58

조깅하고 골프 카트 몰고…사진으로 보는 한미 정상들의 만남
문재인 대통령, 한·미 정상회담 위해 28일 워싱턴으로 출국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과 조깅 중인 김영삼 대통령. 한겨레 자료사진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과 조깅 중인 김영삼 대통령. 한겨레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합니다. 문 대통령 취임 51일 만입니다.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일찍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라고 하네요.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8일 오후 워싱턴에 도착합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만남은 29일 오후에 예정돼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환영 만찬을 가진다고 합니다.

30일에는 한·미 대통령의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논의 여부, 경제 협력 확대 등 현안을 전반적으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문제입니다. 주된 의제는 아니라지만, 돌발변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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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두 정상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이 최근 미국 <시비에스>(CBS)와의 인터뷰에서 제시한 ‘북핵 동결→비핵화’라는 ‘북핵 2단계 해법’에 대해 두 정상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논의 여부도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이 협정에 대해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며 노골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청와대는 최대 현안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한반도 배치는 회담의 주된 의제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직 주미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의와 신뢰를 쌓고 이를 토대로 한-미 동맹 강화 기반을 탄탄히 하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적으로 사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7월 1일 동포간담회에 참석한 뒤 귀국길에 오릅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어떨까요?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요? 역대 한·미 정상들의 만남을 정리했습니다.

1. 1993년 11월 김영삼-클린턴 대통령의 만남

김대중 대통령이 98년 6월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별관에서 열린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강재훈 기자
김대중 대통령이 98년 6월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별관에서 열린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강재훈 기자

문민정부 출범 이후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클린턴 미 대통령의 만남은 ‘우정의 조깅’이라는 단어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두 정상은 만날 때마다 종종 조깅을 했습니다. 골프광으로 소문난 클린턴 미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에게 골프 회동을 제안했지만, “재임 때는 골프를 치지 않겠다”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들어 김 대통령이 거절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절충안으로 나온 것이 새벽 조깅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진과 달리 당시 정상회담 분위기는 녹록치 않았습니다. 당시 주요 이슈는 ‘북한 핵 위기’였고, 김영삼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자꾸 엇나갔기 때문입니다. 93년 첫 정상회담 당시 김영삼 행정부는 대북 강경책을 주장했고, 미국은 당시 북-미 제네바 선언문을 발표하며 유화책을 쓰고 있었습니다. 아래는 국가기록원의 기록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11월 23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의 일괄타결에 반대하고, 북한 문제의 최종결정은 한국정부가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할 경우 유엔이 제재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한국 정부는 또한 북미 고위급 회담 이전에 남북한 특사교환이 이루어지고 남북관계의 개선이 우선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에 클린턴 행정부는 남북한 사이의 대화가 특사교환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고위급 회담을 재개하겠다고 북한에 제의했으나, 북한은 한국 정부의 영향력이 북미 고위급 회담에 미치는 것에 강력히 반발하였다.

93년 한-미 정상회담은 역동적이었습니다. 한-미 양국의 외교 실무자들 합의는 현장에서 뒤집혔고, 우여곡절 끝에 94년 2월28일 ‘슈퍼 화요일 합의문’이 만들어졌지요. 그해 3월1일 화요일을 기해 팀스피릿 훈련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남북 특사 교환, 그리고 3월21일 북-미 회담 개최를 동시 발표하자는 묘안이었습니다.

2. 1998년 6월 김대중-클린턴 대통령의 만남

2003년 5월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기자회견을 마친뒤 부시대통령과 악수를 하고있다.
2003년 5월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기자회견을 마친뒤 부시대통령과 악수를 하고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6월 한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한국 경제 위기 극복과 대북정책이 주요 이슈였습니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김 대통령을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비유하며 “그(김대중 대통령)는 50년만에 최초의 여야간 민주적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미국으로 돌아왔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두 정상은 10일 공동기자회견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기업의 대한 투자 촉진을 위한 정부 차원의 각종 지원 조처와 대북제재 단계적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3. 2003년 5월 노무현-부시 대통령의 만남

조지 부시 대통령을 옆자리에 태운 채 골프 카트를 운전해 경내를 둘러보기위해 환하게 웃으며 이동하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을 옆자리에 태운 채 골프 카트를 운전해 경내를 둘러보기위해 환하게 웃으며 이동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79일만에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이후 총 8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죠. 2003년 3월 이라크를 공격한 미국은 취임 한 달도 안 된 노 대통령에게 이라크 파병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미국은 클런턴 행정부에서 부시 행정부로 교체돼, 대북 포용정책 역시 뒤집히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2001년 부시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 도중 김대중 대통령에게 ‘이 양반(This man)’이라는 호칭을 쓸 정도로 반감이 많았죠. 그 불신은 노무현 대통령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첫 만남은 순조로웠습니다. 노 대통령이 국내의 파병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청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 주요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를 통해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물꼬를 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TF분석] 한미정상회담? 노무현-부시를 보면 문재인-트럼프가 보인다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은 당시 “그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의혹을 품었지만 이라크 파병 결정 이후 한미간의 의혹이 해소되고 상호간에 신뢰 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지금은 상당히 정상화됐으며 특히 대통령의 미국 방문 뒤 경제와 국민들의 심리가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파병을 결정하면서 지지층의 강한 반발을 샀다. 미국은 2003년 9월 또다시 추가 전투병 파병을 요청했고,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노 전 대통령은 ‘국민 재신임 투표’를 내걸고, 2003년 10월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 직전 ‘추가 파병을 하겠다’는 전제 하에 ‘국내적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설득했다.

하지만 두 정상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달랐죠. 두 정부는 2005년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 북한 계좌 동결 문제로 완전히 갈라섰습니다. 노 대통령은 미국에 북한의 계좌 동결 해제를 논의하자고 했다가 거부당했고, 노 대통령은 “미국 대북정책에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4. 2008년 5월 이명박-부시 대통령의 만남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워싱턴D.C 북쪽 메릴랜드주 미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워싱턴D.C 북쪽 메릴랜드주 미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

그랬던 부시 대통령이 2008년 드디어 마음이 맞는 ‘짝’을 만났습니다. 2008년 4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부시 대통령을 만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직접 골프 카트를 운전하며 부시 대통령과 친밀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한미국감축계획을 백지화했지요. 당시 ‘훈훈했던(?)’ 분위기를 잘 전하는 기사가 있어 소개합니다. 2001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에게 ‘이 양반(This man)’이라는 호칭을 썼던 부시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친구’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고 합니다.

부시, 궁합맞는 ‘친구’에 “댓츠 굿…앱솔루틀리”

회담은 19일 오전 9시30분에 시작돼 예정보다 20분 연장된 10시50분까지 캠프 데이비드의 로렐캐빈 회의실에서 열렸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6자 회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남북관계를 진행시킬 것이다”, “미국 내 보호주의 확산을 신경써야 할 것이다” 등의 의견을 말하자, 부시 대통령은 “댓츠 굿(That’s good. 좋다)”, “앱솔루틀리(absolutely. 물론이다)” 등의 대답을 반복했다고 한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친구’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19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내가 ‘너무 친절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했더니 부시 대통령은 ‘가장 가까운 친구로 생각한다. 친구에게는 이 정도의 예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5. 2013년 5월 박근혜-오바마 대통령의 만남

2013년 오바마 미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진 박근혜 당시 대통령.
2013년 오바마 미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진 박근혜 당시 대통령.

2013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의 첫 만남은 주요 현안이 있었다기보다 두 나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무게가 실렸습니다. 특히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지 60년을 맞는 상황이어서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채택한 것이 주요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상하 양원 합동연설에 초청받기도 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은 이승만(54년), 노태우(89년), 김영삼(95년), 김대중(98년), 이명박(2011년) 대통령에 이어 박 대통령이 6번째였습니다.

하지만 이때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건 한미정상의 만남이 아니라,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었습니다.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했던 윤창중 대변인은 주미 한국 대사관의 파견여직원을 성추행해 귀국 직후 직권면직되었습니다. 당시 외신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단일한 목소리를 내며 성공적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었던 정상회담이 윤 전 대변인의 사고로 인해 빛이 바랬다”고 평가했지요.

2014년 4월 2차 정상회담에서도 현안보다는 ‘에피소드’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공식 기자회견을 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답변을 듣는 동안 질문을 까먹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답변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박 대통령을 향해 오바마 대통령은 “불쌍한 박 대통령이 질문이 뭔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Poor President Park doesn’t even remember what the other question was)”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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