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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문 대통령, 회동 걸림돌로 ‘윤핵관’ 지목…윤쪽 “대단히 유감”

등록 2022-03-24 20:55수정 2022-03-25 02:33

문 “다른 이들의 말 듣지 마시고
당선자가 직접 판단해 주시길”
윤쪽, 불쾌감 드러내며 회동 거부
“참모가 판단 흐리는 것처럼 말해”

윤, 한은총재 후보 임명 유감 표시
“임기말 인사 별로 바람직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에게 “조건없이 만나자”고 제안했으나, 윤 당선자 쪽이 즉각 거절했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를 회동의 ‘걸림돌’로 지목하자 윤 당선자 쪽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답답해서 한번 더 말씀드린다.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곧 새 대통령이 되실 분”이라며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주고 받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하냐”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거듭 만남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이 회동을 직접 제안한 것은 지난 18일에 이어 두번째다.

문 대통령은 특히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회동 실무협상 경과 등을 보며, 윤 당선자가 주변 참모들에게 정확한 보고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두 사람이 만나면 될 일인데 안만나는 걸 보니 다른 이야기들이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윤핵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동반사면’을 언급해 회동 의제를 무겁게 했고, ‘협상 창구’인 장제원 비서실장 역시 이철희 정무수석과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윤 당선자 쪽은 ‘윤핵관’ 언급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윤석열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다른 사람 말 휘둘리지 말고 네가 혼자 잘 판단해’라고 하면 기분이 좋겠는가”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마치 당선인이 판단이 흐린 것처럼 언급한건,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발언이어서 안타깝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자는 인사권에 대한 입장 차이도 좁히지 못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출근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날 문 대통령의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지명에 대해 “원칙적으로 차기 정부와 일해야 할 사람을 마지막에 (대통령이) 인사 조치하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요구를 분명히 했다. 반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인사는 대통령의 임기까지 대통령의 몫”이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이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 주기 바란다”고 한 것은 당선자와 회동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아직 윤 당선자에 대한 신뢰가 있다”고 전했다. 야당 후보로 나와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자신이 서울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면서 보았던 윤 당선자에 대한 ‘개인적 신뢰’는 남아있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과 당선자 간 갈등이 계속 표출되면서 평화로운 정부 이양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계속 보여지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윤 당선자 쪽 역시 현직 대통령과 ‘강 대 강’으로 격돌하는 모습에 부담을 갖고 있어 ‘극적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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