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진표 의원이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들이 31일 회동해 ‘송영길 차출론’에 반대 의견을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안 부재에 따른 ‘송영길 추대론’에 서울 지역 의원들이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이날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 20여명은 이날 오후 남인순 의원 제안으로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실에 모여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후보군으로 거론된 의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등을 실시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가리고, 아울러 기존 후보군 이외의 ‘뉴페이스’를 발굴하는 등 후보군을 넓혀 논의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참석자들은 대선 패배의 책임이 큰 송 전 대표가 ‘유일한 대안’처럼 여겨지며 추대되는 형식에 주로 반발감을 내비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가 인천에서 5선 국회의원을 하고 인천시장을 지내는 등 서울과는 연고가 없는데 급작스레 주소지를 바꿔가며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은 무리한 행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오늘 모인 사람들 대다수 의견은 송 전 대표가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송 전 대표가 민주당의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전략공천을 하거나 추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라며 “서울에서 출마를 준비해 온 예비후보들과 가깝게 소통해 온 서울지역 의원들 대다수가 같은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서울 지역 의원들 몇명도 전화 등을 통해 이런 목소리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날 취합한 의견을 정리해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송 전 대표에 전달하기로 했다.
당내 집단 반발이 확인된 만큼, 송 전 대표가 예고한 대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 대표를 지냈던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을 언급하며 “대선 패배는 했지만 수용할 수 없는 (지지자들의) 아픔을 달래는 책임을 당이 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해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 박주민 의원, 박영선 전 장관을 거론하며 “그분들이 경쟁력이 있다면 굳이 내가 거론될 필요가 없다. 그런 걸 당에서 검토할 텐데 일각에서 저에게 강력히 요청을 많이 한다”는 출마 명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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