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장애인 이동권 시위 문제를 놓고 자신과 대립각을 세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국가인권위원회, 김예지 의원실이 특수관계로 얽혀있다고 말했다. 단체 내부의 개인적인 인연이 자신을 향한 부당한 비판으로 연결됐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5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전장연) 박경석 대표 배우자인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가 이번에 종로로 출마했다. 그분이 과거 문재인 정부의 (인권위) 장애인담당 인권위원으로 계셨다”며 “인권위는 이번에 제가 조심하라고 했던 게 특수관계에 있는 분들은 이 사안에 좀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얘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인권위가 전장연 시위 현장을 방문해 “이 대표 발언의 사회적 영향을 살피겠다”고 하자, 박경석 대표의 부인이 인권위원으로 활동했던 이력을 거론한 것이다. 박 대표의 부인인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는 2017년 12월 인권위원으로 선임돼 1년 4개월 전인 2020년 12월에 임기를 마쳤다. 이 대표는 또 “저희 당 김예지 의원이 왜 여기에 신속하게 반응했나 궁금해 하는 분도 계시다. 물론 김 의원 뜻도 있었겠지만 전장연 정책국장 하시던 분의 배우자가 김 의원 의원실 비서관으로 있다”며 “이런 특수관계에 얽힌 분이 자꾸 나서게 되면 나중에 오해를 산다”고도 했다. 인권위와 김예지 의원실 모두 전장연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자신을 부당하게 비판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전장연의 시위 방식이 잘못됐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지하철 엘리베이터) 0에서 94까지 설치율이 올라가는 동안 지하철 문에 휠체어를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30~40분씩 서울 지하철을 마비시켜서 얻은 결과는 아니라고 본다”며 “최근 투쟁 방식을 바꾼 것이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안 좋은 투쟁 방식이기 때문에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투쟁은 결국 무엇을 대상으로 누구에게 하는 것이냐가 굉장히 중요한데 지적을 했다고 해서 그게 장애인 혐오냐고 하면 저는 할 말 없다”고 덧붙였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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