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국위원회의에서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2.8.9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이 9일 주호영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지도부를 전환하기로 했다.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여당이 정부 출범 92일 만에 비대위를 꾸리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비대위 전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전국위원회를 열어 5선의 주호영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추인했다. 앞서 오전에는 비대면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당대표나 당대표 권한대행 외에 당대표 직무대행도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한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헌 개정을 통해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권한을 얻은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주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 이어 열린 전국위원회는 재적 707명 가운데 511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463명, 반대 48명으로 주호영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가결했다.
주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장을 맡았으나 ‘친윤’ 색채는 옅은 편이다. 지난해 6월 전당대회 때는 이준석 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3위를 했다. 주 위원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비대위는 당의 혁신을 적극 추구할 것”이라며 “정부가 설익거나 소통이 부족한 정책을 제시하지 않도록 조율하고 견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주 위원장은) 당과 윤석열 정부 간에 원활한 소통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92일 만에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9명 정도로 비대위를 꾸리려 구상하고 있다. 빠르면 주말,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 비대위 구성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체제 확정으로 올가을 또는 연말연초 조기 전당대회가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국민의힘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 당대표는 ‘2년 임기의 새 대표’라는 당내 공감대가 있어 2024년 4월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비대위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도중 당 대표직을 상실하게 된 이준석 대표는 즉각 비대위 전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처분 신청합니다. 신당 창당 안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여당의 운명이 사법부의 판단에 맡겨진 셈이다. 이 대표는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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