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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경찰 많이, 빨리!” 29번의 무전…참사 당일, 소방은 다급했다

등록 2022-11-08 20:53수정 2022-11-09 00:46

119 소방 무전 내용 공개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들이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들이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당시 급박한 구조 상황에서 경찰력 추가 투입을 요구한 소방 무전 내용이 8일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태원참사 대책본부가 이날 공개한 서울종합방재센터의 ‘이태원동 구조 관련 소방 무전 기록’을 보면, 참사가 일어난 지난달 29일 소방 쪽은 현장에서 무전을 통해 경찰 출동을 여러차례 다급하게 요청했다.

최초 신고가 소방에 접수된 밤 10시15분 이후 소방 무전은 10시18분께부터 시작됐다. 소방은 무전을 통해 총 29차례에 걸쳐 경찰 출동을 요구했다. 현장에서 소방은 10시20분, 24분에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경찰 인력을 독촉해달라”고 요청했다. 소방 상황실은 10시26분부터 “신고 건수가 15건 정도”라며 “깔려 있는 사람이 많다고 계속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달했다. 지휘팀장은 10시29분께 “차량 진입이 곤란한 상황이라 대원들이 도보로 이동하고 있다”며 상황을 알렸다. 2분 뒤 상황실에선 현장에서 3명이 의식이 없다는 신고 내용을 전달하며 “신고 30건이 넘어간다”고 급박한 상황을 공유했다. 지휘팀장은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은 경찰력 추가 투입을 계속 독촉했다. 지휘팀장은 10시55분께 “경찰 속히 추가출발 독촉”을 무전으로 알렸다. 그는 “해밀톤호텔 입구 (이태원역) 1번 출구 골목 진입이 불가할 정도로 통제가 안 되는데 112에 신고해서 경찰 인력을 많이 추가해달라”고 요구했다. 소방 쪽은 10시58분에는 “용산에 출동한 소방대원 전부 다 후면으로 오라. 후면에 심폐소생술 환자 많고 다 끄집어 내야 한다. 전부 다 후면으로 오라”고 무전했다.

사태가 급박해지자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11시5분 직접 지휘에 나서겠다고 알렸다. 그는 11시9분께 추가 소방력 지원을 요청하며 “경찰력을 해밀톤호텔 뒤편으로 많이 보내줘야 한다, 빨리”라고 요청했다. 이후 최 서장은 사망자 발생 사실을 알리며 구조대 추가 요청에 나섰다. 이어 그는 11시16분께 “해밀톤호텔 뒤편에 환자가 수십명이다. 빨리 소방력을 그쪽으로 보내주길 바라고, 추가 경찰력을 빨리 보내주길 바란다”고 독촉했다. 11시23분엔 “통제가 안 된다”며 서울경찰청의 특수기동대 출동을 거듭 요구했다. 최 서장은 11시53분, 55분 “지금 해밀턴 호텔 앞으로 누워 있는 환자가 너무 많다. 빨리 경찰력을 추가 출동 요청해서 구급차가 빠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대원들은 자정이 넘어서까지 심폐소생술(CPR)에 주력하며 부상자들을 구출했고, 무전은 참사 다음날인 30일 오전 10시26분께 ‘소방 대응 1단계 해제’로 종료됐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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