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9일 “어린 영혼이 위에서 지켜보고 있다. 근데 우리는 죽은 거 가지고 참사냐, 사고냐 따지고 있다”며 야당 의원들에게 ‘훈계’를 했다.
김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왜 실체적 진실을 발히는 데 공정하지 않냐”는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변했다. 용산경찰서장과 용산소방서장 등 일선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게도 재난 관리 책임자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의 질문에 대한 답변과는 다소 동떨어진 것이다.
김 실장은 “저희가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뜻을 생각해보라”며 “어린 영혼들이 이유도 모르고 어처구니없이 죽었다. 애들이 보면 어떻겠냐. 112 신고를 했는데, 왜 아무도 조치를 안 했는지 묻고 싶다, 왜 이렇게 황당하게 죽었냐. 교통통제는 왜 안 해줬냐(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에 이어 사실상 경찰 쪽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 그는 전날 열린 운영위 국정감사에서도 “(대통령 비서실 산하) 국정상황실은 대통령 참모조직이지 대한민국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실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선을 그었다.
강 의원은 김 실장의 이런 답변을 듣고 “왜 내가 보호받지 않고 죽어야 하는지, 국가가 나를 지켜주지 못했는지 (희생자들이) 묻고 있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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