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 설치된 경찰통제선 앞에 추모객들이 놓고 간 국화와 술 등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당일 밤 용산경찰서장의 첫 상황 보고 지시에 대해 용산서 경비과는 “경비과장이 씻으러 갔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6일 확인한 경찰 지휘망 무전 내역을 보면, 용산서 무전 과정에서 이태원 참사가 처음 언급된 시각은 당일 밤 11시10분이다. 당시 용산서 교통과장이 사고를 처음으로 상황실에 무전으로 알렸다. 3분 뒤인 밤 11시13분,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은 용산서 경비과장에게 보고를 요구한다. 이에 대해 경비과 직원은 “경비과장이 씻으러 갔다”고 답했다. 소방당국이 이태원 상황 수습을 위해 인접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까지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동한 시점이었다.
당일 밤 11시16분 용산서에서 기동대 지원근무 지시가 이뤄졌고, 11시45분 경비과장은 “심폐소생술(CPR)을 지원하겠다”고 무전했다. 1분 뒤 이 서장은 “현장 투입 경력이 심폐소생술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서울경찰청 지휘망 무전에는 이태원 상황 관련 언급이 이날 밤 11시22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같은 날 저녁 8시32분 당일 집회 대응과 관련해 “노고를 치하한다”고 밝힌 뒤 당일 지휘망 무전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경찰들이 사용하는 무전망에는 ‘자서망’, ‘행사망’ 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기 때문에, 모든 무전망의 녹취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참사 뒤) 1시간가량 무전이 조용했던 것은 그 당시에는 ‘행사망’(공개된 무전내역)을 쓰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고, 이 전 서장이 헷갈려서 행사망에서 경비과장을 찾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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