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노무현 재단’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출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알릴레오 유튜브 캡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검찰의) 기소권이라는 게 정의의 최후 보루인데, 그걸 훼손하는 도구로 쓰인다”고 비판했다. 고 조영래 변호사가 변론에 참여한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을 주제로 대화하며 나온 발언이지만,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으로도 해석된다.
이 대표는 2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북스’ 방송에서 조영래 변호사의 글을 추린 책 <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둘 수는 없습니다>를 읽은 소감을 말하며 검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기소를 위해서 수사를 하는 일은 없게 해야 한다”며 “표적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수사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해야 되는데 지금은 거의 실패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제도를 잘 만들어놨다고 해도 나쁜 의도를 가진 제도의 운영자는 얼마든지 그 제도 자체를 순식간에 허물어뜨릴 수 있다”며 “결국은 민주적 통제가 핵심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법은 최소한의 제약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법이 최대가 되어가는 것 같다”며 “너무 전방위적으로 모든 곳에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닌가”라고도 비판했다. 검사 출신 윤석열 대통령의 ‘법대로 통치’를 비판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우리 현실은 지킬 수 없는 규정을 만들어놓고 다 위반하게 한 다음에 미운 사람만 골라서 선별적으로 제재할 수 있게 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소권이라는 게 사실 정의·공정함의 최후 보루인데, 그걸 훼손하는 도구로 쓰인다”고 말했다. 진행자인 유시민 작가는 “지금은 보면 무신정권 같다”, “검찰권이 사적 도구가 된 것 같다”며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등의 국가폭력 범죄가 사라진 뒤에도 “새로운 방식의 국가폭력 범죄가 계속되는 것 같다”며 그 예로 ‘한명숙 전 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들었다. 한 전 총리는 2010년 7월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수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5년 8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 대표는 “(한 전 총리 사건의 경우) 없는 사건을 만들어서 덮어씌우기다. 과거보다는 고도의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과거처럼 무식하게 고문을 해석 자백시키거나 이런 것은 아니라고 해도 첨단 과학 기법을 동원해서 조작하거나”라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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