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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국힘은 공직자들 대변만”…국정조사 회의장 나가버린 유족들

등록 2022-12-27 18:54수정 2022-12-27 23:17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기관보고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기관보고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서 야당은 재난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의 부실대응 책임을 따져 물었고 여당은 대통령실이 신속하게 대응했다며 엄호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늑장 대응 지적에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간”이라며 자신의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우선 이날 기관보고 대상(대통령실 국정상황실,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 행정안전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중 대통령실을 집중 겨냥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행안부 현장조사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국가위기관리 기본 지침을 제시하며 “국가위기관리 컨트롤타워는 국가안보실과 대통령 비서실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재난 컨트롤타워가 어디냐고 물었다. 기관 증인으로 출석한 한오섭 국정상황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참사 초기에 명확히 했다. 재난 컨트롤타워는 자신이라고 했고 그 이후 여러 회의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다만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재난안전기본법상 행안부 장관이 재난에 대해 총괄 조정하게 돼 있다”며 “(제가) 실무적인 선에서 컨트롤타워”라고 답했다.

여당은 참사 당시 “대통령실 프로세스는 어떤 정부보다 빨랐다”(조은희 국민의힘 의원)며 반박했다. 조 의원은 2019년 강원도 산불 사례와 이태원 참사를 비교하며 “윤 대통령의 첫 지시는 강원도 산불 발생 당시 문재인 대통령보다 3시간이 빨랐다”고 말했다. 박형수 의원도 “각 기관의 보고가 늦어져 그 기관이 컨트롤타워로서 기능을 못 한 것과 국정상황실·대통령실 대응이 부적절했냐는 다른 문제”라고 일축했다.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뒤에도 장관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상민 장관은 이날도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이 장관이 사고를 인지한 뒤 85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한 점에 대해 “기사가 올 때까지 기다렸냐. 택시라도 타고 가며 지시를 내려야 했다”고 하자 이 장관은 “제가 그사이에 놀고 있었겠냐. 나름대로 여기저기 전화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던 것”이라고 맞받았다. 윤 의원이 “참사 현장에서는 많은 국민이 죽어가고 있었다”고 하자 이 장관은 “그 시간은 이미 골든타임을 지난 시간이었고 의원하고는 생각을 조금 달리한다”고 응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참사 당일 현장으로 출동하던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 ‘닥터카’를 자신의 집 근처로 불러 동승한 신현영 민주당 의원을 국정조사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재난의료지원팀) 자격이 없는 신 의원이 위중한 사람들의 구급을 방해한 것이 아니냐’는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재난응급의료 비상대응매뉴얼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기관보고를 방청하던 유가족들이 ‘참사 대응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내놓은 이 장관의 답변과 신현영 의원의 닥터카 동승 비판에 집중하는 여당 의원들의 태도에 항의하며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신현영 하나 물고 늘어지는 국정조사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비판했고, 참사 희생자 이지한씨의 어머니 조미은씨는 회의장에 들어와 이 장관 앞에 가서 “내 아들이 죽었다고요”라고 외치며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원한을 밝혀달라고 했는데 외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부 고위 공직자들을 대변해주고 있다”고 반발하며 회의장을 나갔다.

한편, 이 장관은 자신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기관보고가 속개된 뒤 “제가 골든타임을 판단할 능력과 자격이 없는데 성급한 발언이었던 것 같다”며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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