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가 권력을 갖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냐”며 윤석열 정부와 검찰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민주당이 대장동·위례 개발과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 힘을 합치기로 전날 의원총회에서 뜻을 모은 가운데, 이 대표가 직접 최전선에 나서 여론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권 갖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겠냐, 국가 권력을 갖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냐”며 윤 대통령과 검찰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수사를 위해 꾸려진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 내정 당시 ‘박근혜 정권에서 좌천된 경험 때문에 보복 수사를 하지 않겠냐’는 일각의 우려를 “검사가 수사권 갖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고 받아쳤던 말을 되돌려준 것이다.
이 대표는 “폭력배가 폭행을 저지르면서 ‘왜 방어를 하느냐, 가만히 맞아라’라고 하는 것이 깡패의 인식”이라며 “국가 권력을 남용해 특정인을 죽이겠다고 공격하는 것이 국가 경영에 맞는 일이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 원로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며 단일대오 분위기를 다졌다. 이해찬 고문은 “(검찰 수사는) 이 대표를 잡는 것도 목적이지만 그걸 계기로 당을 흔들어 깨려고 하는 게 더 (큰) 정치적 목적”이라며 “압도적 다수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원기 고문도 “정권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정치를 이끌고 있다. 당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단결하고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권노갑 고문은 “이번에는 의원총회에서 결정한 바와 같이 (부결 총의를) 따라가자”면서도 “다음번에는 떳떳하고 당당하게 당대표로서 책임 있는 행동으로 솔선수범 선당후사의 정신을 발휘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비위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으로 내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사가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입니까”라고 말하고 있다. 와이티엔 방송 화면 갈무리
오는 27일로 예정된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이 대표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21일 의총에서 직접 검찰 구속영장 청구의 부당성을 설명한 데 이은 여론전이다.
이 대표의 ‘깡패’ 발언에 국민의힘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당대표직으로 민주당을 사유화해 방탄막이로 삼고 장난하면 명백한 범죄혐의자이지 대표이겠냐”며 “불체포특권 뒤에 숨을 이유가 없다면, 그토록 결백하다면 자진 출두해 영장실질심사 받으면 그만”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언급을 피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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