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오후 강원도 홍천 농업기술센터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23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향해 ‘이익을 독점하고 민심 전달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이라고 자신을 저격한 뒤 친윤석열계 중심으로 제기된 ‘단일화 효과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단일화가 없었으면 대선에서 졌다”고 잘라 말했다. 인터뷰는 강원 홍천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홍천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당대표가 되어야 하는가.
“총선이라는 게 간단한 선거가 아니다. 당대표는 기본적으로 도덕적이어야 한다. 대표가 도덕적으로 공격받으면 선거가 어려워지는 거 아니겠냐. 그래서 오늘 강원 합동연설회에서도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얘기도 했던 거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도 중요하다. 저는 이미 도덕성은 이미 검증이 돼 있는 사람이고, 제 재산의 절반을 기부했다. 코로나19 때 대구에 의료봉사를 가서 제 목숨 걸고 일했다.”
—윤핵관 비판을 많이 했는데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보나.
“지역구 의원들은 누구보다 민심을 잘 안다. 그걸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민심을 잘 몰라서 민심과 다른 방향으로 결정이나 정책이 나오면 그 점을 지적하고 민심에 맞게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윤핵관은) 일부가 (윤 대통령을) 완전히 둘러싸서 독점을 하고 인사 등에서 이득을 본다. 그래서 핵심 당원들도 안 좋아한다. (그들이) 민심을 막는 거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효과가 없었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건 이미 논문으로도 나오고 다 입증 끝난 문제다. 단일화 안 했으면 졌다
. 대부분의 여론 분석 전문가들하고 학자들이 논문까지 썼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오후 강원도 홍천 농업기술센터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용산에서 ‘대통령 끌어들이지 말라’고 했을 때 서운하진 않았나.
“여의도에 있다 보면 착각에 빠지는 게 내 눈앞에 상대방만 두드려 눕히면 내가 이긴다고 생각한다. 그게 큰 착각이라고 본다. 누가 이겼는지를 판단하는 건 국민, 당원이다. 누가 쓰려졌는데 그게 자기가 잘못해서 쓰러진 건지 아니면 무리하게 불이익 당했는지는 당원들이 평가할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 신년인사회에서 김건희 여사가 관저로 초대한다고 했는데.
“그 얘기 끝나고 나서 (윤 대통령이) 바로 외국에 가셨다. 오해의 소지도 많고, 저뿐 아니라 어느 누구하고도 공개적인 식사를 못 하신 것이다.”
—윤 대통령 측근과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 출마가 거론된다. 공천 원칙은?
“공약대로 당연히 시스템 공천 한다. 과거 ‘낙하산 공천’ 하면 총선에서 졌다. ‘측근 내리꽂기’로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아니면 영남권 공천을 원하게 되면 공천 파동이 일어난다. 그 모습에 실망한 수도권·충청권은 완전히 몰살당할 거다. 지난번 총선에서 121석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이) 17명 살아남은 이유이기도 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출마한다고 해도 텃밭에는 공천하지 않겠다는 의미인가?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이 당내 개혁과 여의도연구원 개혁이다. 연구원의 여론조사 기능이나 선거 전략 쪽이 많이 약하다. ‘자객공천’ 하겠다고 했는데, (여의도연구원을) 개혁한 다음에 과연 붙어서 이길 수 있는지 이런 걸 보겠다.”
—천하람 후보가 여론조사 2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 여론조사는 자동응답조사 1개다. 응답률 2.5%다. 보통 전당대회 할때는 모바일로 (투표를) 한다. 투표율이 높은 선거에서는 자동응답조사보다 전화면접원 여론조사가 맞다. 전화면접원 조사에서는 제가 1등이다. 자동응답조사 결과로 사람들이 헷갈리는데 저는 전혀 신경 안쓴다”
—천하람 후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기가 자원해서 험지로 갔으니까.”
—천하람 후보가 ‘향후 당의 방향에 대해 논의해보자’고 하면 응할 생각이 있나
“선거 끝나고 난 다음에.”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오후 강원도 홍천 농업기술센터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기현 후보는 안 후보를 “우리 당에 해코지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많은 당원들의 분노를 살 발언이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없을 때 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 몸을 던져서 이기게 함으로써 정권교체 가능성을 만들었다. 그리고 윤 대통령과 단일화 통해 정권교체 이뤘다. 그리고 합당 통해 지방선거에서 이기고 제가 50군데 지원유세를 갔다. 김 후보의 발언은 과거 발언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김 후보가 원내대표 시절 제가 국민의당 대표로 인사를 했는데 저한테 ‘우리는 모든 면에서 차이가 없다’고 했다. 정치할 때는 머리가 좋아야 하는데.(웃음) 한 사람의 입에서 저렇게 두 말이 나온다.”
—김기현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너무 불안정하고 실수가 많다. ‘대권 욕심이 있는 분이 당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의 탄핵이 우려된다’고 말한 것부터 내년 총선 공천을 대통령하고 상의하겠다고 했다. 헌법 위반이다. 그것 때문에 전직 대통령이 형을 선고받은 일도 있는데 판사가 그걸 모르면, 정말 판사하던 분이 맞나 싶다.”
—김기현 후보가 울산 케이티엑스 역세권 부동산 의혹을 해명했다.
“저 빼놓고 다른 후보가 다 법조인인데 그분들이 납득을 못하고 있으니 해명이 잘 안 된 것이다. 제가 민주당에서 있어봤기 때문에 잘 아는데 내년 총선 마지막 날까지 (민주당이) 계속 공세를 할 거다. 뒤에 지금 숨겨놓은 자료가 많은 걸로 저는 들었다. (김 후보) 부동산이 울산에 굉장히 많다.”
—경선까지 열흘 남짓 남았다. 앞으로의 전략은?
“수도권에서 누가 승리할 수 있을지, 그걸로 압축이 될 거다. 이제 결선투표를 가게 되면 (당원들이) 저와 김기현 둘만 놓고 놓고 볼 거고 ‘누구 연대’ 이런 거 못 볼 거다.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지 그걸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천/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