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국회 단식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1일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정권의 퇴행과 폭주 행태를 막을 다른 방법이 없다”며 단식을 택한 배경을 재차 설명했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 회피용 단식이 아니냐’는 비판을 염두에 둔 듯,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검찰이 요구한 날짜인 오는 4일 받겠다고 했지만, 검찰이 ‘2시간 조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4일 조사는 불투명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꼭 이렇게 (단식을) 해야 하느냐’ 이런 말씀들이 많은데, 저의 대답은 ‘이거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이다. 정권의 퇴행과 폭주(에 따른) 국민의 고통과 절망에 공감하고 함께하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4일 검찰 소환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검찰이 출석을 고집하는 4일 출석하기로 했다”며 “다만, 조정이 불가능한 일정을 고려할 때 4일에 1차로 오전 조사를 받고, 검찰과 협의해 추가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이에 수원지검은 입장문을 내어 “4일 오전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 없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단식을 두고 ‘방탄용 단식쇼’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 처리 회피용 단식, 당권 사수를 위한 단식”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이철규 사무총장도 “이 대표는 곡기를 끊을 것이 아니라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 대표에게 격려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 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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