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유세 중인 권수정 정의당 후보(왼쪽)와 권혜인 진보당 후보. 각 후보 페이스북
오는 11일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거대 양당의 경쟁 못지않게 3위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외에도 원내 진보정당인 정의당과 진보당(이상 기호순)이 단일화 없이 저마다 후보를 낸 가운데,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각 당이 총력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사전투표(6~7일)를 앞둔 5일, 권수정 정의당 강서구청장 후보는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강서지회 조합원과 이대 서울병원 조합원을 만나고, 마곡복합쇼핑몰 입점저지대책위원회 간담회 등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권 후보는 △모든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지역상품권 1천억원 발행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출신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서울시의원에 당선됐고, 지난해 6·1지방선거 때는 서울시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정의당으로서는 이번 선거가 원내 제3정당으로서 입지를 확인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2020년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정당 득표율 9.67%를 얻었으나, 지난 6개월간 정의당 지지율은 3~5%대(한국갤럽 주간조사 기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 투입 가능한 인력을 최대한 동원하는 등 공력을 들이고 있다. 권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인 박종현 정의당 사무총장은 이번 선거를 두고 “정의당이 재창당을 앞두고 제3당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로 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월 전주을 재선거에서 강성희 의원이 당선돼 원내 1석을 확보한 진보당도 강서구청장 선거에 힘을 쏟고 있다. 진보당은 지난 7월 일찌감치 권혜인 후보를 보궐선거 출마자로 확정 짓고 표밭 다지기에 들어갔다. 권 후보는 △사각지대 없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방사능 안전 급식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서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권 후보는 지난 총선 때 강서구 병에 민중당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권 후보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인 오인환 진보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비록 의석은 한 석에 불과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국면에서 ‘부결’을 당론으로 정한 정당은 우리뿐”이라며 “윤석열 정부와 제대로 싸우는 제3정당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유권자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두 정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뉴스피릿 의뢰로 지난달 18~19일 강서구 유권자 803명을 대상으로 벌인 지지율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5%포인트)에서 권수정 후보(4.4%)와 권혜인 후보(2.7%)는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앞서 정의당과 진보당은 녹색당의 제안으로 노동당까지 참여하는 진보 4당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결렬된 바 있다. 후보 단일화 방식을 놓고 정당 간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유리 녹색당 후보를 비롯해 진보정당 후보들은 모두 선거를 완주한다는 입장이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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