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론으로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거리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기 김포시 서울 편입’의 당론 추진 카드를 꺼내 든 국민의힘이 1일 태스크포스(TF) 구성과 특별법 발의까지 예고하는 등 대대적인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여당이 선점한 선거용 의제 대응 방안을 부심해온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제안이 나온 지 사흘 만에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전국적 행정체계 개편인 ‘행정 대개혁’을 역제안하며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은 ‘김포시 서울 편입’을 추진할 태스크포스(TF)를 띄우고 특별법 발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일 한겨레에 “2일 꾸려지는 ‘김포 서울 편입’ 추진 티에프에서 특별법 발의와 관련한 작업을 주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에프는 김기현 대표 직속 기구로 구성된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의원입법 형태로 ‘김포시 서울 편입’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의원입법으로 추진할 경우엔, 정부입법 때 거쳐야 하는 지방의회 의결 등을 거치지 않아도 돼 절차가 비교적 간소하다. 당내에선 유 의장이나 경기도당 위원장인 송석준 의원 등이 의원입법 대표발의자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이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에 예상보다 속도를 내자, 지난 이틀간 이 계획이 수도권 표심에 미칠 파장을 지켜볼 뿐 가타부타 하지 않았던 민주당은 이날 전국 단위의 ‘행정 대개혁’ 제안으로 응수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포를 서울에 붙이느냐 마느냐 하면 논란 자체가 매우 협소해지고 아무런 미래 전략이 없는 얘기가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등에서 지역균형발전과 미래 사회를 대비한 ‘메가시티’를 주장해왔다”며 “광역시·도, 시군구, 읍면동 행정체계까지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행정 대개혁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홍익표 원내대표(오른쪽)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충분한 숙의와 의견 수렴 없이 영향력이 큰 의제를 불쑥 꺼내든 점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진중하게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미 메가시티가 된 서울을 더욱 비대화시키고 수도권 집중 심화만 초래하는 서울 확대 정책이 맞나.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은)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한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행정 대개혁 제안에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와는 결이 다른 주장”이라며 선을 그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