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김재섭 “김포 편입보다 서울 외곽 인프라 확대가 먼저”

도봉갑 당협위원장 일문일답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5월10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창동역 주민간담회에 참석한 뒤 서울 도봉구 창동역에 방문하고 있다. 왼쪽은 국민의힘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연합뉴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이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과 관련해 “서울 외곽 지역의 인프라(기반시설) 확대가 더 선행돼야 하는 과제”라고 2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적어도, 앞으로 김포시 이외 하남·구리·남양주·의정부·광명시 등의 서울 편입은 (서울의) 인접 지역 당협위원장 의견을 수렴하고 이슈를 던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왜 반대하나?

“저는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본다. 우리가 수도권 선거에서 크게 지고 ‘영남정당’이라고 불렸으니, 수도권에 화두를 던진 건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선결문제가 있다. 새로운 서울을 추구하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같은 서울이지만 서울로서 받아야 하는 혜택은 못 받고 불이익만 받는 지역의 문제 해결이다. 도봉·중랑·노원 등 서울 외곽 지역들이 그렇다.

문재인 전 대통령, 박원순 전 서울시장 집권 동안 재개발·재건축을 억제해 놔서 도봉구에 굉장히 오래된 아파트 단지가 많다. 주거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도시철도까지 경기도에 내어주는 상황이다. 도시철도를 경기도에 내어주면, 도봉·중랑은 (도시철도가) 관통하는 지역이 된다. 우리 지역은 서울의 끝이라서 출·퇴근이 한참 걸리는데, (이 지역 인근이 아니라) 경기도부터 시작해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이 온다면 서서 오래 출·퇴근을 해야 한다. 교통 정체도 심각하다.

외곽 지역, 특히 도봉 지역의 적극적인 인프라 확대가 경기 김포시가 서울에 편입되는 것보다 선행돼야 하는 과제다. 그게 서울 유권자들이 우리 정부에 힘을 실어준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낙후된 서울 외곽 지역에 우리 당이나 정부가 집중해주면 좋겠다. 외곽 지역이 낙후되고, 노후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포시 편입이 주목받으니) 외면받고 소외받는 느낌이 든다.”

—지면 주민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김포시 편입이 수도권 선거에 도움된다는 얘기도 있다.

“김포시가 서울에 편입되는 게 싫다는 게 아니라 ‘우리도 챙겨달라’는 정서가 강하다. 도봉구에 지하철역이 3개 있는데, 한 곳은 거의 쓰이지 않아서 지하철역이 사실상 2개(쌍문역, 창동역)밖에 없다. 도봉구갑의 주민이 15만여명이다. 지난 지방선거 때 구청장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바뀌었고, 우리 당 소속 구청장이 됐으니 정부 차원에서 더 많이 지원해줘야 할 책임이 있다.

—당에서 김포시 편입 추진안을 발표하기 전에 서울시 당협위원장 등과 좀 더 논의가 필요했다고 보는 건가.

“지금이라도 의견 수렴을 하면서, 경기도의 하남·구리시 등을 다 편입하는 논의로 빨려 들어가지 않고 차근차근 논의했으면 좋겠다. 서울에 인접해 있는 경기도권 편입은 신중하게 의사를 수렴해서 가야 한다. 그러면 저희의 총선 전략이 달라질 수도 있다. 적어도 앞으로 김포 이외 하남·구리·남양주·의정부·광명시 등의 서울 편입은 (서울의) 인접 지역 당협위원장 의견을 수렴하고 이슈를 던지면 좋겠다.”

—‘성급한 발표’라는 비판도 있는데 동의하나.

“나는 민주당이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찬성·반대 논쟁을 하는데, 민주당이 논쟁도 하지 않고 성급하다고 얘기하는 건 비겁하다.”

—이런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할 계획이 있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선후 관계의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 도봉구를 신경써 달라는 얘기가 있다는 걸 (김기현) 대표님도 인식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서영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