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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최장집의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비판과 현실 사이에서

등록 2007-06-16 10:26수정 2007-06-16 20:11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강창광 기자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강창광 기자
정해구 교수의 최장집론
진보적 사회과학자로서 최장집은 현대 한국정치 연구에 있어 가장 뛰어난 학자 중의 하나이다. 특히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진단과 분석 그리고 그 충고는 일반 대중과 학계뿐만 아니라 현실정치권에 대해서도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그의 분석 중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주장을 살펴보면 그 핵심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1987년의 민주화 이행에 관한 것인데, 그는 아래로부터의 광범위한 동원에 의해 가능했던 1987년의 민주화 이행은 결국 지역정당체제를 등장시키며 보수적으로 종결되었다고 본다. 즉 민주화 이행 과정에서 운동은 정당으로 전환되지 못했고, 그 결과 보수적 정당체제로 구축된 지역정당체제가 이후 민주주의의 진전을 지체시켰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민주정부의 대응에 관한 것인데, 역설적이게도 민주정부가 이를 적극 수용하고 나섬으로써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특히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에 많은 문제를 초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상의 분석에 따른다면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진전에 대한 그의 평가는 매우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민주화 이행의 과정에서 과거 운동에 의한 민주주의는 정당에 의한 민주주의로 대체되지 못했고, 새롭게 등장한 민주정부 역시 민주정부 답지 않게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급진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혼란에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에 있어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화 이후 지체와 혼선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이 같은 날카로운 분석과 비판은 우리에게 무한한 지적 자극과 각성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그것은 제대로 된 민주주의 길에서 자꾸만 멀어져가는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비관적인 정조 또한 제공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민주화 이후 우리 민주주의의 지체와 혼선에 대한 냉정한 비판과 더불어, 그러나 그럼에도 그것이 현실인 상황에서 실천 가능한 대안을 과연 어디에서부터 찾아야 할 것인가? 바로 그 점이 민주화 20년의 오늘의 시점에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정해구(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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