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민심] (1) 새누리에 등돌린 8인 심층좌담
새누리에 등돌린 수도권 4050, 2017 대선은?
새누리에 등돌린 수도권 4050, 2017 대선은?
야권 통합후보 내야” “보수·진보 집권해봤으니
다음은 중도가 했으면” “2야 협력 잘할 것” 기대 반
“충돌이 많을 수도” 우려 반 후보 단일화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새더더(46·남)씨는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각자 출마해도 “어느 한쪽으로 쏠리게 되고 야권이 승리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내가 새누리당을 지지하다 생각이 바뀐 경우라서 아직까지는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며 “내가 지지하는 후보로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실망할 것 같다. 단일화보다 내가 지지하는 사람을 찍을 수 있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섬유회사에 근무하는 서울 송파구의 새국국(52·남)씨는 ‘중도 정권교체론’을 강조했다. 그는 “대선 때 새누리당을 찍고 싶지 않지만 새누리당에서 중도 성향 후보가 나오면 (야권이) 또 질 것”이라며 일패도지의 새누리당을 대선에서 일으켜 세울 ‘참신한’ 후보로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꼽았다. 원·남 지사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에 쭉 있어온 사람인데도 박근혜·이명박 사람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에 대해서는 적극적 지지와 비토가 공존했다. 아이티(IT) 업체 직장인인 송파구의 새국정(46·남)씨는 “야권 내에서 얼마 전에 위기였는데 그때 김종인을 끌어들여서 문재인 전 대표가 그 뒤에 숨었다고 생각한다. 화살받이였고 서로 윈윈하는 딜을 한 거 같다. 문재인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비호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는 굉장히 연약한 이미지다. 이 사람이 대통령을 해도 될까 하는 생각을 한다. 강력한 소신이나 추진력이나 국민에게 어필할 전달력도 크게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역구·정당 투표에서 더민주에 몰표를 준 참석자들은 문재인에게는 호의적이고 안철수에게 비판적이었다. 서초구에 거주하는 새더더(46·여)씨는 “문재인은 부부관계도 아내가 남편을 존중하고 문재인도 아내를 아끼더라”며 “그런 부분도 정치할 때 하나의 바탕이 된다고 생각해 호감이 갔다”고 말했다. 반면 안철수에 대해서는 “예전에 ‘무릎팍도사’에 나왔을 때 인상이 좋았는데 정치하면서 인상이 변하더라. 사업가가 정치하는 것 안 좋아한다. 정치가는 뼛속부터 정치인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서구의 새더더(44·여)씨도 “안철수는 의사나 벤처기업가가 어울리지 정치인의 똑똑함은 안 나타난다. 머리는 좋은 사람인데 정치 면에서의 카리스마나 파워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무역업을 하는 송파구의 새국국(52·남)씨는 “설친다” “깝죽댄다” “과격하다”며 ‘친노 세력’에 적개심을 드러내며 안철수 대표를 지지했다. 그는 “우리 연배에선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것 같은데 사실 강력한 리더십은 독재”라며 “안철수씨가 ‘무릎팍도사’에서 떴는데 젊은애들이 안철수 좋아하는 건 야단 안 칠 것 같고 흐리멍덩하게 답해서 좋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진보·보수도 정권을 잡아봤고, 독재자 딸도 대통령을 해봤고, 사형선고를 받은 김대중도 해봤으니까 이번에 중도만 뽑으면 다 해보는 것”이라며 “중도로 통합을, 단일화를 해야 이긴다. 안철수당, 안철수씨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여소야대 정국을 이끌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협치에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강서구의 새더더(44·여)씨는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잘할 것 같다. 국민의당도 얻어야 할 게 있고 더민주도 국민의당의 힘을 필요로 하니까 조율이 잘될 것 같다”며 “새누리당이 하는 것보다 (야당이 연합해서 하는 게) 희망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분당의 새더더(46·남)씨는 “국민의당과 더민주 간 충돌이 많이 있을 것 같다”며 “국민의당은 정치에 경험이 풍부하지 않으므로 더민주가 소화를 해낼 것 같다”고 말했다.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지상파와 종편의 정권 편향성 등 ‘기울어진 운동장’ 담론에 대해서는 참석자 대부분이 공감했다. 그럼에도 야권이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송파구 새국국(52·남)씨는 ‘안철수’와 ‘박근혜’를 꼽았다. “옛날에도 민주당은 똑같이 120석을 얻었는데 이번엔 안철수가 40석을 가져다줘서 이겼다”는 것이다.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이 야권연대를 통해 새누리당과 일대일로 붙었을 때도 과반에 못 미치는 127석밖에 얻지 못했는데 국민의당의 38석이 더해져서 여소야대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호남에서 지고도 수도권에서 압승한 더민주의 선전 이유로는 “박근혜 때문이다. 저 같은 1~2% 중도가 박근혜를 찍었다. 평생 그랬는데 요번에 박근혜가 한심하니까 이건 정말 안 되겠다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의 승리로 끝난 이번 총선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졌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서초구 새더더(46·여)씨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완화되는 계기는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데 확신은 못하겠다. 현재는 솔직히 너무 많이 기울어져 있다. 3당 체제가 됐다고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종로구 새더국(55·남)씨는 “새누리당에서 너무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기울어진 운동장이 반듯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새누리당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면 다시 원상태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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