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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사드 배치에 연일 ‘신중 또 신중’ …더민주의 속사정은?

등록 2016-07-11 23:16수정 2016-07-12 07:27

‘보수적 안보관 지닌 김종인 영향’ 분석
당내에선 사드 반대 기류도 만만찮아
“한-미 FTA 찬-반 급선회서 교훈”
12일 의원간담회 통해 의견 수렴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국내 배치 결정에 대해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비판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만 ‘신중론’을 고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11일 비대위 회의에서 “사드 배치가 결정됐다고 하더라도 한-미 관계를 위해서도 그렇고 국민 컨센서스를 찾기 위해서도 정부와 국회가 보다 더 밀접한 협의를 거치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사드 배치 발표 당일인 8일 “실익이 있는 사드 배치라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보다는 한발 더 부정론으로 기운 것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는 국회 비준이나 국민투표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를 주장하는 국민의당·정의당과 거리를 뒀다.

예전 같으면 야권이 뭉쳐 사드 반대 목소리를 내야 했을 상황에서 더민주가 ‘신중론’의 테두리 안에서 어정쩡한 입장을 반복하고 있는 데 대해선 일단 김종인 대표의 보수적 안보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사드 배치로 인해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에 악영향이 있을 것을 우려하면서도 한-미동맹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당내에선 김 대표와 각을 세우며 갈등이 표출되는 것을 우려해 조심스러운 분위기지만, 불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외교안보에 밝은 수도권 재선 의원은 “지도부의 입장대로 국익을 따져봐도 사드의 효용성을 따져봐도 우리에게 이득 될 것이 없다. 국민 여론이 사드 배치 쪽으로 가 있으니 지도부가 신중론으로 가 있는 것 같은데, 여론보다는 실질적인 국익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인 한 초선 의원은 “(신중론을 앞세우며) 안보정당을 얘기하는데 우리가 안보전략을 제대로 세우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단호한 입장도 취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지도부이지만 김 대표와 입장이 다른 우상호 원내대표는 곤혹스러운 기색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신중론이 ‘조건부 찬성’이라는 것은 오해”라며 “당에서는 한-미동맹 등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쪽(찬성)도 있지만 사드 자체의 효용성이나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반대를 하는 목소리도 있다. 양자의 토론을 통해 균형점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 한-미 에프티에이(FTA)와 이라크 파병 등을 놓고 일방적으로 당론을 정하면서 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적이 있다”며 “내년 대선을 생각한다면 좀더 폭을 넓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게 지도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시절 한-미 에프티에이, 제주해군기지 건설 등에 대한 찬성 당론 결정은 지지자 이탈을 불러왔고, 이후 야당(민주통합당)으로 치른 2012년 대선에서는 찬성에서 반대로 입장을 바꾸면서 오히려 종북·반미 프레임으로 수세에 몰린 적이 있다. 우 원내대표는 12일 사드 문제와 관련해 비공개 의원간담회를 열고 의원 전체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예정이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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