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해도 할 말 없게됐단 발언…‘조선’·새누리 이어 공격
김한정 의원 “북 추가도발해도 국제협력 요청 어렵게 됐단 뜻
김한정 의원 “북 추가도발해도 국제협력 요청 어렵게 됐단 뜻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의 발언을 “북한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비판한 것은, 앞뒤 맥락을 잘라낸 왜곡된 해석에서 비롯됐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북 미사일 쏜 날 ‘사드반대’ 촛불 든 더민주, 성주 내려가 ‘사드 배치로 북이 추가 도발해도 할 말 없게 됐다’ 황당발언”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초·재선 의원 8명이 경북 성주를 다녀온 내용이었는데, 이 중 김한정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은 것이다. 김 의원은 이 보도에 반발하며 자신의 발언 원문을 공개했다. “이 정부는 지금까지 북한의 목을 졸라서 항복을 받아서 미사일도 막고 핵을 포기시키겠다라는 이야기를 국민들에게 해왔지 않았습니까? 시진핑 주석을 작년에 만나서 협조 요청을 해왔는데 지금 갑자기 중국도 필요 없다는 식이 되어버렸습니다. 북한은 오늘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습니다. 이 문제는 북한으로 하여금 추가 도발을 해도 우리가 할 말이 없게 만들었습니다.” 김 의원은 당시 <한겨레>에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해도 우리가 중국 등 관련국들에 국제협력을 요청하기가 어렵게 됐다는 뜻이었는데, 마치 북한이 무슨 짓을 해도 우리가 비난할 수 없다는 식으로 오도됐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김 의원의 항의를 받고 이날 인터넷판에 발언 원문을 실었다. 그러나 이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같은 날 오전 당 회의에서 조선일보 보도를 인용하며 “우리의 사드배치 결정이 미사일 맞을 짓을 한 것이라는 것인가. 이분이 대한민국 국회의원 맞나”라고 공격한 터였다. 그리고 나흘 뒤, 박 대통령은 김 의원에게 ‘북한과 같은 주장을 한다’고 색깔론을 덧씌웠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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