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추미애 대표 첫 상견례
깍듯한 대화 속에도 ‘가시’
깍듯한 대화 속에도 ‘가시’
“같은 당대표지만 나보다 12년 먼저 국회의원이 되신 왕선배님이시다. 잘 모시겠다.”(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야당 대표로서 국민이 바라는 민심을 잘 전달하겠다. 이 대표가 경청해주면 고맙겠다.”(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29일 추미애 더민주 대표가 취임인사차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을 찾았다. 1958년 동갑내기 이정현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나 추 대표를 맞았다. ‘개띠 남녀’의 만남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지만, 오고간 덕담 속에 가시가 있었다.
‘전라도 촌놈’을 자처하는 이정현 대표는 선수가 앞선 추 대표를 ‘왕선배’로 깎듯이 예우하면서도 “국민이 먹고사는 (민생)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야당에) 부탁도 사정도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민생을 위해 노력하는 집권당 발목을 잡지 말라’는 얘기였다.
‘대구 세탁소집 둘째딸’ 추미애 대표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중요한 민생 문제뿐 아니라 바른 역사를 정립하고 미래세대에 희망을 주는 일에도 잘 소통하자”고 응수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불지핀 ‘건국절 논란’을 꼬집은 것이다.
예상대로 두 사람의 대화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추미애 대표가 “앞으로 더 자주 만나 소통하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라며 엉거주춤 일어섰다. 이정현 대표도 붙잡지 않았다. 기다렸다는 듯 “굉장히 바쁘시죠”라는 말과 함께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두 사람의 상견례에 소요된 시간은 채 7분이 되지 않았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로 이정현 대표를 예방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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