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임금을 받는 일부 대기업 노조가 임금을 더 올려달라고 장기간 파업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이기적인 형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화가 났습니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기업 노조의 파업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현대차 파업사태가 계속되고 있고, 철도노조가 성과연봉제 등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대해 16일째 파업 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경제에 초강력 태풍과 같은 높은 파도가 언제 몰려올지 모르는 상황”인데, 그럴 만도 합니다.
박 대통령은 이들 노조의 파업이 ‘이기적’이라고 합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중장년들은 구조조정으로 실직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데”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파업을 하는 건 부도덕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반박할 거리가 많지만 더 눈에 띄는 이슈가 있었습니다.
이날 미르재단 직원들의 평균연봉이 공개됐는데요.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미르재단 유급 직원 6명의 평균연봉은 9218만원입니다. 이 가운데 최고연봉은 기본급만 1억6640만원이었죠. 미르재단의 평균연봉은 정부산하 35개 재단법인 평균(5807만원)의 1.6배에 달하는 고액입니다.
미르재단은 ‘청와대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 등이 깊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씨 등이 전경련을 통해 대기업들로부터 ‘강제 모금’을 받아 설립된 재단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지요.
자 그럼 누가 부도덕할까요? 박 대통령의 말이 떠오르네요.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다면 우리 공동체의 미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o.co.kr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월7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코리아 VR 페스티벌을 방문, KT 전시관에서 VR(가상현실) 체험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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