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 2A호가 12일 오전 11시50분에 촬영한 한반도 주변 영상. 국기기상위성센터 제공
제12호 태풍 ‘무이파’와 제13호 태풍 ‘므르복’이 발생해 이동중이지만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태풍 무이파가 밀어 올린 비구름으로 12∼14일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곳에 따라 다소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본 남쪽 먼바다에 26호 열대저압부(TD)가 자리했는데, 이것이 제14호 태풍 ‘난마돌’로 발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기상청은 12일 “지난 8일 발생한 제12호 태풍 ‘무이파’가 오전 9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남동쪽 약 310㎞ 부근 해상에서 중심기압 955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 초속 40m, 강풍반경 250㎞, 강도 ‘강’으로 발달해 시속 6㎞의 속도로 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풍 무이파는 중국 연안을 따라 이동해 15일께 상하이 앞바다를 지나 16일께 산둥반도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이파는 북상하면서 점차 세력이 약해져 15일께 강도가 ‘중’으로 한 단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우리나라는 태풍의 강한 영향을 받는 반원에 들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 쪽으로 밀려 올라오는 따뜻한 공기가 북쪽에서 유입된 건조한 공기와 만나 비구름이 형성되면서 14일까지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12·13호 태풍 ‘무이파’와 ‘므르복’ 및 26호 열대저압부 예상 경로.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12~14일 제주에는 30~100㎜의 비가 내리고 산지에 많은 곳은 120㎜ 이상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전남, 전북 서해안, 충남 서해안에는 10~50㎜, 충청 내륙, 전북 내륙, 경남, 인천·경기 서해안에는 5~30㎜, 경북, 서울·경기 내륙, 강원 영동에는 5㎜ 안팎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남해안과 서해안, 제주에는 최대순간풍속 15~20m의 바람이 불어 강풍특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또 “11일 발생했던 25호 열대저압부가 오전 9시 현재 일본 도쿄 동남동쪽 약 2640㎞ 부근 해상에서 중심기압 998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 초속 18m, 강풍반경 180㎞의 제13호 태풍 ‘므르복’으로 발달해 시속 6㎞의 속도로 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므르복은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목점박이비둘기를 가리킨다. 태풍 므르복은 일본 열도 동쪽 먼바다에서 북상해 한반도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태풍에 이어 현재 일본 규슈 남쪽 바다에 26호 열대저압부가 발생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현재는 열대저압부가 발생한 위치의 대기 상층에서 부는 바람의 방향이 태풍 회전 방향과 반대여서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달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이런 조건이 바뀌면 제14호 태풍 ‘난마돌’로 진화할 수 있지만 아직 변동성이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영국모델(UM)은 무이파와 26호 열대저압부 모두 빠르게 움직이고 동쪽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근접해, 난마돌이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유럽모델(ECMWF)에서는 무이파와 열대저압부 모두 느리게 진행하고 고기압도 우리나라와 멀리 떨어져 있어, 태풍 난마돌이 일본 규슈로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14∼15일 오전께 26호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달할지, 고기압 중심이 우리나라와 얼마나 떨어져 있을지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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