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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확진 0~3살 목 부어 호흡곤란 치명적”…이제야 대면진료기관 모집

등록 2022-02-28 17:17수정 2022-03-01 02:33

영유아 환자, 야간 응급병상 배정 60% 이상
의사소통 어려워 처방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
“후두염, 숨길 막아 순간적으로 사망 가능”
정부, 소아 확진자 동네 대면진료 기관 모집
28일 오전 소아 전용 의료상담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연세곰돌이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의료진이 영·유아 부모로부터 걸려온 코로나19 재택치료 상담 전화를 받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8일 오전 소아 전용 의료상담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연세곰돌이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의료진이 영·유아 부모로부터 걸려온 코로나19 재택치료 상담 전화를 받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어제 밤에 심하게 목에서 이상한 소리로 기침했겠네요?”

28일 서울의 소아 전담 재택치료 상담센터인 연세곰돌이소아청소년과의원 송중근 원장이 묻자, 수화기 너머로 “처음엔 안 났는데 어제 11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꺽꺽거렸다”는 환자 보호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 원장은 아이 목에 휴대전화를 대달라고 요청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는 12개월이 되지 않아,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그렁 그렁 그렁 꺽꺽’ 전화를 통해 아이 목소리를 들은 송 원장은 빨리 대면진료를 보라고 진단한다. “아버님, 아이 지금 위험합니다. 대면진료 한 다음 빨리 대처해야할 거 같습니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백신 미접종 연령층인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날 코로나19 소아 확진자는 동네 병원에서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소아 외래진료기관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방역당국은 소아 확진자를 일반관리군으로 분류하고, 소아 전담 재택치료 상담센터를 이용해 비대면 진료를 받도록 해왔지만, 소아 환자의 대면진료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최근 재택치료를 받던 4개월 영아, 5살 아이 등이 잇따라 숨지자 지난 24일 정부는 소아전담 병상 수를 늘리고 거점별로 (코로나19)소아전문응급센터를 마련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소아 확진자들이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은 계속돼왔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소아 환자의 경우 비대면 진료의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어제 소아과 병상을 가지고 있는 병·의원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고, 오늘부터 외래진료 참여의료기관을 모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반장은 “권역별로 진행되는 것만으로는 부모님들에게 충분한 안정감을 줄 수가 없다”며 “열이 나거나 오미크론에 확진됐을 때 멀지 않은 곳에서 동네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소아 확진자의 재택치료 상담을 담당하는 연세곰돌이소아청소년과의원 송 원장 역시 대면진료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야간 응급 병상 배정의 60% 이상이 영유아 환자에게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경증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아의 경우 처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후두가 호흡히 어려울 정도로 부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송 원장은 “폐렴은 (중증으로 가는데) 며칠 걸리지만, 후두염은 순간적으로 사망할 수 있다. 공기가 들어가지 않아 호흡길을 아예 막아버리기 때문인데 호흡을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숨을 못쉬기 전에 미리 대처해야 한다. 낮에 괜찮다가 밤에 상황이 나빠지는데, (해열제 등) 일반 감기약으로는 대처가 안되고 반드시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원장은 “만 3살 이하는 집중관리군은 아니지만, 각자 다니는 소아과에 등록해 다니던 의사에게 집중적으로 (진료를) 받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2월 넷째 주에 발생한 18살 이하 소아·청소년 확진자는 3만6298명으로 전주(2만1973명)와 견줘 1.7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청·장년(1.7배), 고령층(2배)의 증가 규모와 비슷하지만, 인구 10만명당 발생률로 보면 18살 이하는 455.1명으로 청·장년(274명)과 고령층(142.9명)과 견줘 2배 이상 높다. 특히 2월에 발생한 18살 이하 위중증 환자 20명 가운데 0∼3살이 7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7∼11살(5명)이 뒤를 이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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