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8명 사상’ 여천NCC-영진기술, 4년 전도 열교환기 청소때 사고

등록 2022-02-11 17:33수정 2022-02-11 18:33

노조 “값싼 단가로 하청 선정해 안전역량 낮아”
재발방지책 수립여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관건
11일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여천NCC 3공장 폭발 사고 현장에서 국과수 직원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여천NCC 3공장 폭발 사고 현장에서 국과수 직원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열교환기 폭발사고로 석유화학 기초원료 제조업체 여천엔시시(NCC) 3공장에서 노동자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4년 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고 이후 여천엔시시가 재발방지대책 등을 제대로 세우고 이행했는지가 향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11일 여천엔시시 3공장에서 하청업체 영진기술 노동자들이 열교환기 청소 작업을 마치고 기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압력 시험을 하던 도중 덮개가 이탈돼 열교환기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하청업체 영진기술 소속 노동자 7명 중 4명이 다치고 3명이 숨졌으며 현장에 있던 원청 여천엔시시 소속 노동자 1명도 숨졌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두 업체는 지난 2018년에도 유사한 사고를 냈다. 당시 영진기술 노동자들이 열교환기 청소를 마치고 열교환기 덮개를 크레인으로 설치하려다 공기구동밸브가 실수로 함께 열리면서 가스가 누출됐고 이를 들이마신 노동자들이 급히 대피하는 과정에서 1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영진기술이 작업 인원을 중간에 교체하면서 숙련되지 않은 작업자를 투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으나 여천엔시시는 사고가 나기 전까지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노조는 협력업체의 낮은 안전 관리 역량이 사고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값싼 단가를 기준으로 협력업체를 선정하다 보니 안전 관리 역량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여천엔시시지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최저입찰제를 통한 낮은 단가 책정과 인력 부족 등이 원인”이라며 “조합이 지속적으로 인력 충원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협력업체의 작업 빈틈을 메우기 위해 원청 노동자들이 감시자로 배치되지만, 인원이 부족해 현장 위험요인을 자세히 챙기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여천엔시시가 이 사고 이후 재발 방지 대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이행했는지, 협력업체 안전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는지 등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 혹은 경영책임자에게 재해 발생 이후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이행하고 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의무를 지웠기 때문이다. 만약 여천엔시시가 사고 이후에도 위험 요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유사 사고가 발생했다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와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이날 여천엔시시 3공장 전체에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해 사고 수습 및 재해 원인 조사를 시작했다. 또 여천엔시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와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직원 규모가 1017명인 여천엔시시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가능한 사업장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노동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산업재해로 노동자 1명 이상이 숨지거나 동일 사고로 2명 이상이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는 등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적용된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경호처 ‘윤석열 찬양곡’ 원곡자 “이렇게 개사 되다니 당혹” 1.

경호처 ‘윤석열 찬양곡’ 원곡자 “이렇게 개사 되다니 당혹”

‘윤석열 체포적부심 기각’ 판사 살해 위협…경찰 수사 착수 2.

‘윤석열 체포적부심 기각’ 판사 살해 위협…경찰 수사 착수

[속보] 헌재 ‘윤 탄핵심판’ 첫 증인신문, 1월23일 김용현 3.

[속보] 헌재 ‘윤 탄핵심판’ 첫 증인신문, 1월23일 김용현

공수처 “윤석열 구속영장 서부지법에 청구할 듯…준비 거의 마무리” 4.

공수처 “윤석열 구속영장 서부지법에 청구할 듯…준비 거의 마무리”

[단독] 강정혜 인권위원도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 철회 5.

[단독] 강정혜 인권위원도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 철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