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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자영업자 보상 더 다뤄야…델타변이 대응 심층 분석을”

등록 2021-08-13 04:59수정 2021-08-13 08:59

열린편집위원회

자영업자 생존위기 적극 의제화
심화되는 불평등 문제에도 주목
장기적 대책 나오게 계속 지적을

델타변이 부각 공포 조장 우려
무엇을 더 조심해야 하는지 등
실용적인 기사도 더 많았으면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 회의가 지난 9일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되고 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적용으로 이번달 열린편집위원회 회의는 화상으로 이뤄졌다. 줌 화면 갈무리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 회의가 지난 9일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되고 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적용으로 이번달 열린편집위원회 회의는 화상으로 이뤄졌다. 줌 화면 갈무리

하루 확진자가 2000명이 넘게 발생하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진행 중이다. 거리두기 연장이 이어지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확진자 감소에 초점을 맞춘 방역 대책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9일 오후 4시 온라인으로 진행된 9기 열린편집위원회 회의에서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한겨레 보도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김민정 시민편집인 겸 열린편집위원장(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경미 위원(섀도우캐비닛 대표), 김준범 위원(한라홀딩스 부사장), 임자운 위원(법률사무소 지담 변호사), 홍윤희 위원(장애인이동권컨텐츠협동조합 무의 이사장), 황세원 위원(일in연구소 대표)이 참여했다. 한겨레에서는 이봉현 저널리즘책무실장과 김영희 콘텐츠총괄, 정환봉 소통데스크가 함께했다.

김민정 이번 회의에서는 코로나19 관련한 정부 대책 관련 보도를 점검하기로 했다. 우선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소득 하위 88%로 확정한 것이 일관성이 없다고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지적한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 다만 구체적인 분석이나 후속 보도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반면 이주민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소외된다는 점이나, 경기도에서는 이주민에게도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단독 보도 등은 긍정적으로 봤다. 이주민이 배제되고 차별받고 있는 현실을 잘 짚은 기사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지원 정책 보도나 사설에서는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는 한겨레의 기본 입장이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본다. 특히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인터뷰한 ‘빚 족쇄에 폐업도 못해…자영업자는 ‘코로나 이후’가 더 두렵다’ 기사는 자영업자의 구체적인 요구나 실제 느끼고 있는 불평등 문제,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책의 문제점을 잘 짚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생생한 보도나 적극적인 의제화 노력은 부족하다고 느꼈다.

홍윤희 재난지원금 관련해서 한쪽 편만 들기 어려운데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더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는 느낌이다. 관련 기사량 자체가 많지 않고, 그나마도 대부분은 입장 표명이나 사설 중심이었다. 올해 초에 현장 분위기 등을 전한 기사를 최근 기사에 링크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주민 재난지원금 소외 기사에서 이주민을 외국인이라고 적은 것이다. 외국인한테 지급한다고 하니 댓글이 엉망이었다. 우리나라가 민족주의 감정이 강한 편이기 때문에 이런 댓글들이 달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제목에 들어가는 단어를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황세원 거리두기 대책 관련 보도를 주로 봤는데 한겨레의 관점이 잘 안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서로 탓만 하고 있고 진짜 해결책에 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전문가들의 말을 찾아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전문가의 의견 또한 제한적으로 전달되다 보니 어떤 말이 맞는지 혼란스럽다. 델타 변이가 전염력이 강하니까 확진자가 늘어나고 백신을 못 맞은 세대가 확진자의 대부분인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런 내용이 부각되다 보니 과도한 공포를 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델타 변이가 전파력이 높지만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높지 않다는 내용을 설명하는 기사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면 배치나 제목 등 전체적인 방향을 보면 불안이 조성된다고 느꼈다. 지금과 같은 확산세가 정상인지, 부스터샷을 맞아야 하는지, 부스터샷을 맞기 위해 접종률이 낮은 국가의 백신을 사실상 빼앗아오는 것이 맞는지, 이런 분석적인 기사가 더 나오면 좋겠다. 또 델타 변이가 우세형이 되면 무엇을 더 조심해야 하는지, 지금과 같은 거리두기가 올바른 대책인지, 또 다른 변이가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실용적인 기사도 더 많았으면 좋겠다.

김준범 경제인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정책에 대한 피로감을 많이 느낀다. 자영업자들은 다 죽어가고 있는데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정책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델타 변이를 잘 분석해서 지금 방역당국의 대응이 옳은지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기사가 필요하다. 델타 변이로 확진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치사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 동향이 그렇다. 그런데 언론이 이런 내용을 깊이 있게 다뤄주지 않는 것 같다. 계속 거리두기 4단계를 연장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분석해주면 좋겠는데 그런 기사들이 많이 없어서 아쉽다. 지금 방역정책에 반대하는 전문가들도 많은데, 이들에 대한 인터뷰도 많이 하면 좋겠다.

임자운 방역에 관련해서는 다양한 입장이 있는 것 같다. 초기에는 방역당국의 조처에 대한 신뢰를 부여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측면에서 한겨레와 같은 보도 태도가 필요했다고 생각했다. 당시는 방역당국의 신뢰를 흔드는 보도가 많이 나오기도 했다. 아직도 그런 태도가 옳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다만 여러 의견을 들어보니 이제 한번 사회적 논의를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재난지원금 관련 보도는 알기 쉽게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도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달 1일 정부가 재난지원금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고 난 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을 측정하는 문제에 대한 비판 기사가 나왔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하면 고액자산가에게 지원금이 지급된다는 논란이 지난해부터 있었는데 이번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는 기사였다. 그 뒤에 여당 의원들과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의 갈등이나, 지난달 26일 확정된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 보도 등은 정보 전달 측면에서 유익했다. 다만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여러 쟁점에서 한겨레가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 잘 드러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이성원 사무총장 인터뷰 기사는 인상적이었다. 폐업에도 돈이 들기 때문에 폐업하는 자영업자의 수가 코로나19 이전보다 적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언론이 보도하지 않으면 실제 생존의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의 상황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이런 보도들을 더 많이 해주면 좋겠다.

김민정 거리두기 정책을 정부가 2주 단위로 발표하다 보니까 정책 신뢰도가 흔들리고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는 기사가 와닿았다. 자영업자 손실 보상에 대해서도 정부가 제대로 된 신호를 주지 않고 있다. 정부가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명확하게 밝힐 수 있도록 한겨레가 지속해서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재정을 안 쓰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다. 국가 부채율이 40%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10%보다 낮은데 왜 이렇게 돈을 쓰지 않는지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경기도에서 코로나19나 폭염 때문에 공사가 중단되면 재난수당으로 건설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하는 정책을 펼친다는 기사는 인상적이었다. 이런 기사가 눈에 잘 들어오게 배치되면 좋겠다.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에 실린 ‘확진자 제로는 오지 않는다’라는 글은 정보가 많아서 정말 잘 봤다.

김경미 재난 지원이나 방역 대책은 경제, 복지, 국가안전망이라는 큰 틀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코로나19 이후 심화할 불평등 문제도 주목해서 봐야 한다. 한겨레가 당장의 정부 정책만이 아니라 더 큰 범위의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김영희 많은 지적 감사하다. 재난지원금 관련해서는 주요 쟁점들이 지난해 많이 보도된 바 있어, 7월 이후엔 정보 전달 중심으로 보도가 이뤄진 측면이 있다. 그에 앞서 한겨레는 올 상반기 손실보상법의 소급적용 문제를 집중해서 다뤘고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기사들을 많이 써왔다. 거리두기 중심의 방역정책과 관련해서는 고민과 내부 논의를 담당 부서와 함께 많이 하고 있다. 생활방역을 하는 영국의 경우 자가격리자 몇명 때문에 학교를 닫으면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그런 컨센서스가 적은 상황이다. 확진자 한명만 나와도 학교에 보내면 안 된다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도 아직 많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강하게 제시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방역정책에 대한 쟁점을 꺼내놓고 논의에 물꼬를 터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10일 나갈 오명돈 서울대 교수 인터뷰도 그런 맥락이다.

김민정 다른 기사들에 대한 의견도 있으면 말씀해달라.

황세원 ‘정의로운 산업전환’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잘 주목을 안 하는 것 같다. 비판할 때 ‘왜 탄소중립을 이렇게밖에 하지 못하냐’, ‘왜 석탄발전을 포기하지 못하냐’고 하는데 단순히 정부가 못하는 것을 넘어서 왜 안되고 있는지 속사정을 알려주면 좋겠다. 상당 부분이 민간 영역이고 기업이 포기를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강제로 중단하면 배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석탄발전 중단으로 올 대규모 실업이나 지역경제 쇠퇴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에 주목해주면 좋겠다.

임자운 ‘노동의 온도’ 시리즈를 잘 봤다. 예전에 한겨레가 했던 ‘노동자의 밥상’ 기획이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동 문제를 정치나 이념의 문제로 이해하는 이상한 경향이 있다. 사실은 나와 내 이웃의 문제다. 그런 문제의식을 노동의 온도나 노동자의 밥상 같은 기획이 실감 나게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결정이 나온 뒤 한겨레의 입장은 잘 드러났지만 조금 더 사전에 적극적으로 취재해 보도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윤희 장애인 탈시설 보도는 인상적이면서도 아쉬웠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었는데 임기 말에 와서야 겨우 했다. 관련해서 부족한 측면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탈시설의 역사는 어땠는지 등을 입체적으로 다뤄줬으면 좋았겠다고 느꼈다. 올림픽 보도는 재미있는 것이 많았다. 여성 아나운서는 많지만 스포츠 캐스터는 2명에 불과하다는 기사는 신선했다. 양궁 종목 안산 선수의 쇼트커트 등을 문제 삼는 것은 논란이 아니고 폭력이라고 짚은 기사도 굉장히 좋았다. 기사는 좋았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논란을 어디까지 보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든다. 보도해서 오히려 이슈를 키워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김경미 젠더팀의 남성 기자가 쓴 ‘젠더팀 자의로 들어갔니?’라는 칼럼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 상황이 이해되면서 기자의 관점이나 캐릭터도 잘 드러났다. 주변에서 굉장히 많이 읽었다. 한겨레 기자들이 추구하는 내용도 녹아 있어서 이런 칼럼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김영희 젊은 기자들이 쓰는 ‘슬기로운 기자생활’이라는 칼럼을 신설했다.

김민정 한겨레라고 하면 진지하고 무거운 느낌이 있는데 이런 칼럼에서 젊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정환봉 소통데스크 bonge@hani.co.kr, 녹취 설선정

■ 열린편집위가 뽑은 ‘이달의 좋은 기사’

냉장창고 내부 모습. 사람 키를 훨씬 넘는 스티로폼 박스들 사이에서 지게차와 사람이 오간다. 장예지 기자
냉장창고 내부 모습. 사람 키를 훨씬 넘는 스티로폼 박스들 사이에서 지게차와 사람이 오간다. 장예지 기자

9기 열린편집위원들은 지난 7~8월 <한겨레>가 생산한 콘텐츠 가운데 15건의 ‘좋은 기사’를 추천했다. 이 가운데 위원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기사는 폭염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기획기사 ‘노동의 온도’였다. 이 기사를 추천한 임자운 위원은 “노동이 나와 내 이웃의 일이라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 기사”라고 평가했다.

1. ‘노동의 온도’ 기획

이주빈·이재호·천호성·장예지 사회부 기자

심사평: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한 기사.”

2. “70% 접종해도 5차 유행 올 것, 델타에 맞게 전략 다시 짜야”

서혜미·최하얀 사회정책부 기자

심사평: “거리두기 중심의 방역대책을 되돌아보게 해준 의미 있는 인터뷰.”

3. 페미 ‘논란’이 아니라 ‘폭력’이다

박고은 디지털콘텐츠부 기자

심사평: “말도 안 되는 일부 주장을 ‘폭력’이라고 깔끔하게 정의해준 기사.”

4. ‘임대사업자 제도의 진실’ 기획

진명선 경제산업부 기자

심사평: “임대사업자 제도가 어떻게 주택시장을 왜곡했는지 촘촘하게 분석했다.”

5. “빚 족쇄에 폐업도 못해…자영업자는 ‘코로나 이후’가 더 두렵다”

안영춘 논설위원

심사평: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자영업자들의 구체적인 목소리를 잘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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