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현장 검사·감독이 4일부터 진행된다. 한겨레 자료사진
감사원이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예고한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방문진 현장 검사·감독도 오는 4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방통위는 이와 별도로 방문진 권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에 대한 해임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한국방송(KBS)에 이어 문화방송(MBC) 경영진 교체 작업도 속도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이날 방통위와 방문진, 문화방송의 설명을 종합하면 방통위는 오는 4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방문진에 대한 현장 검사·감독을 진행한다. 검사·감독 대상은 지난 2월 사장 선임 과정에서 안형준 문화방송 사장의 ‘공짜 주식 취득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방문진 이사회가 안 사장을 선임한 배경과 방문진 법인의 사무 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초 방문진에 검사·감독을 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데 이어 13일부터 5일간 현장 검사·감독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김효재-김현 상임위원간 합의로 이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감사원 감사 기간과 방통위의 현장 검사·감독이 겹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는데, 결과적으로 두 위원 간 합의는 지켜지지 않았다.
방통위는 방문진 현장 검사·감독과 별도로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에 대한 해임안도 조만간 처리하겠다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야당 추천 김현 상임위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오늘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상인 상임위원이 사전 예고 없이 권태선·김기중 등 두 명의 방문진 이사에 대한 해임안 처리를 건의했다”며 “지난주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 등 여당 추천 위원들이 남영진 한국방송 이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 추진을 전격 결정한 것과 같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문화방송의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회는 모두 9명으로 구성되며 현재 여야 3대 6 구도다. 만약 야권 성향 권태선·김기중 이사가 해임되고 그 자리를 여권 이사로 채운다면 이 구도는 5대 4로 바뀐다.
한편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3일 오전 감사원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공정언론국민연대 등 보수 성향 언론단체가 ‘방문진의 MBC 방만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해태 의혹’과 관련해 국민감사를 청구하자 지난 2월22일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를 열어 일부 사안에 대한 감사 실시를 결정했다. 감사 항목은 ‘미국 리조트 개발 투자로 인한 105억원 손실 관련자 문책 방치’ 등 주로 문화방송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이행 실태에 관한 것들이다. 다만 권 이사장에 대한 이번 조사는 감사 항목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자료 제출 미이행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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