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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중독증 치유할 ‘행복정책 길잡이’ 200여명 뭉쳤죠”

등록 2018-04-15 22:09수정 2018-04-15 22:13

[짬]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창립 박진도 공동대표

지난 4월11일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창립대회에서 공동대표로 선임된 박진도 이사장이 인삿말을 하고 있다.
지난 4월11일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창립대회에서 공동대표로 선임된 박진도 이사장이 인삿말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남산의 ‘문학의 집, 서울’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창립대회, 200여명의 발기인이 “성장에서 행복으로 나라 발전의 목표를 대전환하자”는 기치를 들었다. ‘성장률 0%’라는 식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복 청사진’을 대통령의 제1 국정목표로 제시하고 실천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날 공동대표로 선임된 박진도(66) 지역재단 이사장을 창립대회장에서 만났다. 농업경제학자로, 농업 발전의 외길 인생을 살아온 그는 인터뷰 내내 “성장 중독에 빠져 있다”, “성장지상주의 시대와의 결별”을 강조했다.

‘정책 비판’ 주력하던 농업경제학자
충남연구원장 맡아 정책 현장 경험
“경제성장지상주의 ‘벽’ 부딪혀 실망”

‘부탄 행복의 비밀’ 내고 탐방 앞장
최근 자발적 발기인 모아 포럼 출범
“행복전환·함께행복·행복모임…”

지난 4월11일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창립대회에서 발기인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지난 4월11일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창립대회에서 발기인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성장 중독’이라고요? “그동안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은 경제성장 지상주의였잖아요. 경제만 성장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고 행복하게 잘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성장의 그늘이 깊었습니다. ‘헬조선’이란 말이 왜 나왔나요. 삶의 질이 오히려 나빠지고 있거든요. 그런데도 우리는 성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장 중독에 여전히 빠져 있어요.” 그는 행복으로의 정책 대전환이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헤어나야지요. 성장지상주의와 결별해야지요.”

평생 정책 비판자로 살아온 박 대표는 2010~13년 충남연구원장을 맡아 지방정부의 정책 현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보다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현장을 직접 이끌고 싶다는 욕구가 일었다. 하지만 도처에서 ‘성장 중독’의 벽에 부닥쳤다. “누구나 행복을 외치지만, 정책 실행으로 들어가면 여지없이 성장 중심으로 되돌아가요. 말로만 행복이죠. 그런 경험을 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을 대체하는 현실적인 행복 지표가 절실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어요. 그 무렵 부탄이란 작은 나라의 ‘국민총행복’(GNH·Gross National Happiness) 정책을 만나게 됐지요.”

충남연구원장을 그만둔 뒤 박 대표는 본격적으로 행복정책 전도사로 나섰다. 지난해 <부탄 행복의 비밀>이란 책을 펴냈고, 부탄의 행복정책을 직접 돌아보는 현지 탐방 프로그램을 여러 차례 이끌었다. “지난해 연말이었어요. 부탄을 함께 다녀온 이들과 서울 서대문의 선술집에서 뒤풀이 정담을 나누다가 행복정책의 개발과 실천을 끌어가는 모임을 만들자는 의견이 모아졌어요. 그게 총행복포럼 결성으로 이어진 거죠.”

그렇지만 그는 부탄이 가장 행복한 나라도 아니고 우리의 모델이라고도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디피를 대체하는 지엔에이치(GNH)라는 지표를 개발해 정책의 중심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오히려 우리보다 앞선 북유럽 국가로부터 배울 게 더 많을 거예요. 하지만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배울 것은 배워야지요. 부탄 행복정책의 중심엔 행복지수인 지엔에이치가 있어요. 국민총행복위원회라는 부처를 두고, 지엔에이치에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오는 정책을 제어해요.” 그는 “국민소득이 우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나라에서 전국민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총행복정책의 놀라운 성과로 들었다.

그는 발기인 모집을 본격화한 지 불과 한달 남짓 사이에 발기인이 200여명이나 모였다고 소개했다. “50~100명 정도로 시작할까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어요. 발기인은 10만원씩 납부한 열성 회원입니다. 삶의 현장에서 행복을 실천하고 고민하던 활동가들이 특히 많이 참여했어요. 행복을 실천할 수 있는 정책 길잡이에 대한 현장의 갈증이 그만큼 컸던 것이겠죠.”

박 대표는 ‘행복전환’과 ‘함께행복’을 총행복포럼의 핵심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행복전환은 말 그대로 모든 정책의 중심을 성장에서 행복으로 전환하자는 것이에요. 행복을 위해서는 물질적 조건과 함께 교육·환경·건강·문화·공동체·여가·거버넌스(좋은 민주주의) 등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하거든요. 함께행복은 나와 네가 공유하는 모두의 행복이란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혼자만의 행복이란 있을 수 없죠.” 그러면서 그는 “행복정책을 도입하게 되면,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정부가 훨씬 더 많은 힘을 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야심차게 소개했다. “총행복포럼에서는 앞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대해 국내총생산 대신 국민총행복 지수를 개발해 측정할 것을 요구할 겁니다. 행복나눔세와 행복영향평가를 도입하자는 정책대안들도 제시할 것이고요. 물론, 회원들끼리 매달 포럼을 열고 행복한 모임도 할 겁니다.” 페이스북 누리집 facebook.com/gnhforum.

김현대 선임기자/한겨레21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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