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대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논문 재조사 결과를 20대 대선(3월9일) 이후에 내놓기로 했다. 표절 등 연구부정 검증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16일 교육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민대는 김씨 논문에 대한 재조사위원회가 조사 기한을 당초 2월15일에서 3월31일로 연장하는 것을 연구윤리위원회에 요청해 승인받았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날 저녁 교육부에 보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국민대가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고 시간이 모자란 부분이 있다며 절차를 거쳐 기한을 연장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대의 조사 결과는 대선 이후에야 알 수 있게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민대 규정이나 교육부 지침에 의해서도 필요한 경우에는 절차를 거쳐 기한을 연장할 수는 있어 절차상 문제는 없다”며 “다른 학교들도 마찬가지로 있는 규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7월 김씨의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에 대한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연구 부정 논란에도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는 ‘2012년 8월31일 이전 발생한 연구 부정행위는 (논문 제출 뒤) 만 5년이 경과돼 다룰 수 없다’며 본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교육부가 제동을 걸고 검증 시효와 관계없이 논문을 검증해 조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유권 해석을 내놓으면서 입장을 바꿔 재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 검증 대상 논문은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과 김씨가 대학원 재학 중이이던 2007년 학술지에 게재했던 논문 3편 등 모두 4편이다.
조사 기한이 연기되자 국민대 졸업생들은 “설마 했던 걱정이 현실이 됐다”며 비판했다. ‘김건희 논문 심사 촉구 국민대 동문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씨의 논문 검증이 90일의 활동 시한을 다 쓰고도 45일을 연장해야 할 만큼 복잡한 사안인가”라며 “김씨 논문들의 문제와 의구심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충분히 제기됐다. 재조사위원회가 능력 없는 인사들로 구성됐거나 또는 학교 쪽의 노골적인 시한 연장 지시를 하릴없이 받아들였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마찬가지로 김씨가 1999년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학 석사 학위를 땄을 때 제출한 논문에 표절 의혹이 제기돼 검증에 들어간 숙명여대 또한 결과 발표 시점은 대선 후가 될 전망이다. 숙명여대는 지난 1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구성해 검증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최근 예비조사위원회까지 꾸려 예비조사에 들어갔지만, 본조사 여부까지 결정해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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