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한 조희연 후보가 2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후보자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치러진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 개표 결과, 서울 등 9개 지역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당선되면서 가까스로 과반을 지켜낸 것으로 2일 집계됐다. 경기 등 8개 지역에서는 보수 성향 후보가 승리했다. 2014년 13곳, 2018년 14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며 지난 8년 동안 이어진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가 저물고, 진보와 보수 교육정책이 경합하는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지난 선거에 견줘 ‘현직 프리미엄’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진보 후보가 재선 또는 3선에 도전한 지역은 서울·인천·부산·울산·세종·충북·충남·전남·경남·제주 등 10곳이다. 이 중 보수 후보를 2위로 제치고 당선된 지역은 서울·인천·울산·세종·충남 등 5곳에 불과하다. 앞서 2018년 선거에서는 진보 교육감 11명이 재선 또는 3선에 도전해 모두 당선된 바 있다.
이날 개표 결과를 보면, 서울에서는 진보 성향의 조희연 교육감이 득표율 38.10%로 조전혁 후보(23.49%)를 누르고 3선이 확실해졌다. 2014년, 2018년에 이어 올해에도 보수 성향 후보들이 단일화에 실패하고 서로 욕설과 비방을 주고받아, 조희연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종에서는 3선에 도전한 진보 성향 최교진 교육감이 30.83%의 득표율로 보수 성향 강미애 후보(19.3%)를 이기고 당선이 확정됐다. 경남은 가장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이다, 진보 성향 현직인 박종훈 교육감이 50.22%의 득표율로, 보수 성향 김상권(49.77%) 후보를 따돌리고 3선을 확정지었다. 충남에서는 김지철 교육감이 33.79%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며 3선이 확정됐다.
울산에서는 재선에 나선 노옥희 교육감이 55.03% 득표로 당선됐다. 노 교육감은 2018년 교육감 선거 당시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던 울산에서 처음 탄생한 진보 교육감이다. 인천에서는 진보로 분류되는 도성훈 교육감이 41.46%의 득표율로 보수 성향 최계운 후보(39.49%)를 근소한 차이로 이기며 재선에 성공하게 됐다. 전북 서거석 후보(43.52%), 전남 김대중 후보(45.08%), 광주 이정선 후보(34.91%)도 당선을 확정지었다.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진보와 보수 후보 간 일대일 맞대결로 관심을 끈 경기에서는 보수 성향 임태희 후보가 54.79%의 득표율로 당선이 확실시됐다. 진보 성향 성기선 후보는 45.20%를 득표했다. 대구·경북·대전에서는 보수 성향 현직 교육감들이 각각 재선 또는 3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재선에 도전한 강은희 대구 교육감은 61.61%의 득표율로 38.38%를 얻은 진보 성향의 엄창옥 후보를 큰 차이로 이기고 당선을 확정했다. 진보 성향 민병희 교육감이 2010년부터 3선을 했던 강원에서는 보수 성향의 신경호 후보가 29.51%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진보 성향 강삼영 후보(22.96%)가 2위다.
진보 성향 현직 교육감이 보수 성향의 후보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지역도 있다. 부산에서는 보수 성향의 하윤수 후보가 50.82%로 진보 성향의 현직인 김석준 교육감(49.17%)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당선됐다. 제주에서는 보수 성향 김광수 후보가 57.47%를 득표하며 진보로 분류되는 현직 이석문 교육감(42.52%)을 누르고 당선을 확정했다. 충북에서는 보수로 분류되는 윤건영 후보가(55.95%)가 진보 성향 김병우 교육감(44.04%)를 이기고 당선됐다.
앞서 전날인 1일 저녁 7시30분께 발표된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는 진보 성향 후보가 서울 등 7곳, 보수 성향 후보가 경기 등 7곳에서 우세를 보였고, 인천·경남·부산 등 3곳은 경합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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