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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좋은 관계가 폭력 예방…도우며 공부하고 놀이하게 해야”

등록 2012-01-12 21:17수정 2012-01-12 22:46

경기도교육청이 12일 오후 경기 화성시 정남면 라비돌 신텍스에서 ‘국제 혁신교육 교사대회’ 프로그램의 하나로 연 ‘각국의 학교폭력 대처방안’ 긴급 좌담회에서 참석 교사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잉에르 노르드헤덴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 홀거 부트 독일 함부르크빈터후데 교사, 예스페르 보스 야콥센 덴마크 쇼로스콜레 부교장, 드니 모랭 프랑스 프레네교육연구소 교수, 문구룡 경기 평택 장당중 교사.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경기도교육청이 12일 오후 경기 화성시 정남면 라비돌 신텍스에서 ‘국제 혁신교육 교사대회’ 프로그램의 하나로 연 ‘각국의 학교폭력 대처방안’ 긴급 좌담회에서 참석 교사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잉에르 노르드헤덴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 홀거 부트 독일 함부르크빈터후데 교사, 예스페르 보스 야콥센 덴마크 쇼로스콜레 부교장, 드니 모랭 프랑스 프레네교육연구소 교수, 문구룡 경기 평택 장당중 교사.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학교폭력 침묵의 카르텔 깨자 (하)외국 교육자들의 조언
덴마크 야콥센 교사
“좋은 감정 서로 가지면 학생들끼리 문제 풀어”

독일 부트 교사
“학교 즐거운 곳 되도록 스트레스 주지 않아야”

스웨덴 노르드헤덴 교수
“같이 놀고 대화 많이 해 힘든 고민들 터 놓도록”

프랑스 모랭 교수
“학교 폭력 발생했을때 숨기지 않고 공론화 해”

12일 경기도 화성 라비돌 신텍스에서는 경기도교육청 주최로 ‘각국의 학교폭력 대처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프랑스 프레네교육연구소의 드니 모랭 교수, 덴마크 쇼로스콜레의 예스페르 보스 야콥센 부교장, 독일 함부르크빈터후데의 홀거 부트 교사, 스웨덴 스톡홀름대 잉에르 노르드헤덴 교수, 경기도 평택 장당중 문구룡 교사 등이 참여해 자국에서의 학교폭력 대응 방안을 소개했다. 외국 교사들은, 학교폭력에는 사후 대응보다 예방이 우선이며, 학교 안에서 학생들의 관계망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구룡 한국도 학교폭력 발견과 대응 방안은 잘 짜여져 있다. 학교폭력의 정의도 신체적인 폭력 외에 지속적인 욕설, 째려보기 등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조기에 폭력을 발견하기 위해 학교폭력 신고함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1년에 4번씩 설문조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폭력 발생 뒤에도 전학과 퇴학 등 처벌 규정도 마련돼 있다.

야콥센 학교폭력의 발견과 처벌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우리 학교는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며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닌 좋은 인간을 키우려 한다. 좋은 관계의 중요성은 학생과 학생 사이뿐 아니라 교사와 학생 사이에도 해당한다. 가장 좋은 학교폭력 예방법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좋은 관계 속에서 학생들은 서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학교폭력이나 교실 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다. 우리 학교에선 교사가 피해·가해 학생뿐 아니라 모든 학생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파악하고, 집단 상담을 통해 학생 스스로 문제를 풀도록 한다.

부트 학생들은 협력을 통해 올바르게 관계 맺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공부도 혼자 하지 않고 서로 도와가며 함께 하도록 한다. 학교 안에서 모든 문제를 서로 토론하고 함께 풀기 위해 노력한다. 협력 속에서 좋은 관계를 배우고, 좋은 관계가 있다면 상대방에게 좋은 감정이 생긴다. 이런 관계 속에 학교폭력 등 문제가 생기면 이를 토론하고 이야기한다. 물론 정말 심각한 일이 생기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는 하지만, 학생들이 함께 원인을 찾고 대책을 세우는 게 먼저다.

또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야 학생들이 학교가 즐겁고 행복한 곳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가 학생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그 스트레스는 폭력으로 드러난다. 누구도 태어날 때부터 폭력적이지 않다. 학생들은 폭력적인 사회에서 살면서 폭력을 경험하며 큰다. 가족 문제도 영향을 미친다. 학생은 자신의 문제를 안고 학교에 온다. 학교가 강요나 압력을 통해 학생들의 폭력성을 강화시키는 게 아니라 줄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스트레스가 없는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에 폭력이 필요 없어진다.

노르드헤덴 스웨덴 학생들도 때론 슬프고 힘들고 괴로워하고 문제도 일으킨다. 그러나 이 문제를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풀 수 있도록, 같이 놀고 대화하고 공부하는 게 필요하다.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방법은 처음부터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제일이다. 아이들을 학교 안에 가두지 말고 나가서 함께 어울려 놀게 해 싸우는 것보단 함께 노는 것이 재밌다는 걸 가르쳐야 한다. 학생들이 ‘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모랭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이 문제를 감추거나 숨기지 않고 공론화시켜 함께 해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간 좋은 관계가 형성된다면 서로 쉽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문화가 생길 수 있다. 학생들이 언제나 이야기할 공간이 있어야 하고, 함께 토론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폭력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무기를 주어야 한다.

학생들이 공격성을 보이면 그것은 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다. 당장 해결책을 찾을 수 없더라도 우리는 학생들이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학교 밖 세상은 이미 너무나 공격적이다. 이런 사회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학생들 역시 공격성을 가질 수 있다. 학교는 사회처럼 행동하면 안 된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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