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 조합원 사망 관련 서울대학교 오세정 총장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은 고인이 근무하던 925동 여학생 기숙사 앞에 붙은 추모 글. 연합뉴스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의 죽음과 관련해 “역겹다”는 표현을 써 논란이 인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1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구 처장은 이날 오전 서울대 월요간담회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구 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 며칠 사이 이들(외부 정치세력)의 거친 말에 저도 거친 말로 대응했다. 그런데 제가 던진 날카로운 말은 더 가시 돋친 말이 돼 돌아왔고 또 다른 갈등이 골이 생겼다”며 “저는 그 책임을 지고 오늘 서울대 학생처장직에서 물러났다. 외부에 계신 분들도 저와 같이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달라”고 밝혔다.
그는 “고인께서는 살아있는 저희가 풀어야 할 숙제를 재차 일깨워주고 가셨다. 노동 환경을 둘러싼 뿌리 깊은 학내 갈등이 그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는 물론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절실한 노력을 했는지 반성해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이루어질 서울대의 공정한 조사결과에 따라 필요한 제도 개선을 이루는 데 모두의 노력을 모아주시기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8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청소노동자 ㄱ씨의 사망과 관련,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 누구도 서럽지 않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언급하자, 구 처장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 역겹다”며 “언론과 정치권과 노조의 눈치만 봐야 한다는 사실에 서울대 구성원으로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구 처장의 글에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11일 성명을 내어 “(구 처장이 쓴) ‘피해자 코스프레’ 또는 ‘역겹다’는 표현은 공격과 혐오에 기반을 둔 2차 가해”라며 “서울대는 (노조의) 폭로로 일이 커지는 것에 분노하지 말고, 그렇게 폭로될 사실이 있다는 것에 분노하고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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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2차 가해”…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논란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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