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로 나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 면접 정책언팩쇼’에서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에이(A)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의 장외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장관 재임 시절 이 사건의 수사지휘권을 행사했고,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와의 공모 의혹을 받은 당사자다.
추 전 장관은 17일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채널에이 검·언유착 사건은 수사 방해도 공판 진행도 처음부터 끝까지 검·언유착의 결과이니 개혁이 더 절실해졌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추 전 장관은 장관 재직 시절인 지난해 3월, <문화방송>(MBC)이 이 전 기자 강요 미수 의혹과 한동훈 검사장의 연루의혹을 보도하고,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이 전 기사 등을 검찰에 고발하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사건 지휘를 중단시키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바 있다. 이 사건은 추 전 장관과 윤 전 검찰총장의 갈등과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독직폭행 사건 등으로 이어지며 파장을 키웠다.
추 전 장관은 “사건 관련 내부 조력자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윤 전 검찰총장의 집요한 감찰과 수사 방해가 있었다”며 “혐의 관련자들은 증거인멸을 했으며 수사팀은 지휘부 개입과 방해로 혼선을 겪으며 증거확보 시기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채널에이가 진행한 진상조사 보고서가 증거로 채택되지 못했고, 이 전 기자 쪽 검사 출신 전관변호인이 증거를 부동의하고 채널에이 법정 출석을 하지 않았다. 완벽한 검·언의 재판방해”라고 덧붙였다. 추 전 장관은 “검찰의 완벽한 수사 방해와 재판방해로 진실이 이길 수 없는 한심한 작태는 처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며 “이제 공수처가 수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한 검사장은 추 전 장관의 입장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허황된 소리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권·언유착 공작과 수사상황 불법 공개의 책임을 져야 할 추미애씨가 사법부 판결로 검·언유착 프레임이 부정되고, 기자 본인들에게조차 무죄가 선고된 다음 날 사법부의 재판 결과를 부정하는 긴 글을 썼다. 무죄가 나니 지금 와서 ‘검·언의 재판방해’라는 새로운 버전의 허황된 소리를 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이어 “‘검·언의 재판방해’라는 소리를 주술처럼 반복하면서 ‘권·언 공작’ 실패의 책임을 면하고 싶은 마음까지는 알겠다”면서 “국민께서 추미애씨가 어떻게 법치를 파괴했는지를 보셨으니 황당한 말에 현혹될 리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현직 검사장과 친분을 과시하며 취재원을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기자의 행위가 “취재윤리 위반”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언론인의 취재행위를 형벌로써 단죄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고 엄격해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검은 1심 판결문을 분석해 항소제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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