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자들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수십억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4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자에 편의를 봐준 대가 등으로 시행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2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22일 곽 전 의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건넨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구속기소)는 뇌물공여 및 특경법의 횡령,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구속기소)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각각 추가 기소됐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인 2015년 3월 화천대유-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되는 것을 막아주고, 국회의원 신분으로 대장동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아들을 통해 성과급과 퇴직금 명목으로 지난해 4월 25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곽 전 의원은 또 2016년 3~4월 20대 총선 즈음 남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이미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씨는 회삿돈으로 뇌물 25억여원을 곽 전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뇌물공여, 횡령)로,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각각 추가 기소됐다.
앞서 지난 4일 구속된 곽 전 의원은 검찰의 거듭된 소환 조사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수사에 난항을 겪던 검찰은 지난 16일과 21일 곽 전 의원을 두 차례 강제구인해 조사에 나섰다. 다만 곽 전 의원이 “검찰에서 더 이상 진술할 얘기가 없다. 법원에서 무고함을 밝힐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곽 전 의원을 둘러싼 의혹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팀 관계자는 “대장동 개발 관련 의혹 또는 사건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계속 수사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 전 의원은 이날 기소 직후 입장을 내어 “곽 전 의원은 누구로부터도 화천대유 관련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역시 변호사로서 받은 정당한 대가다. 공소장과 검찰이 제출하는 기록을 상세히 검토한 뒤 공판에서 곽 전 의원의 무고함을 밝히겠다”고 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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