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장애인 대응문건은 개인 일탈”…직원에 책임 떠넘기는 서울교통공사

등록 2022-03-18 17:17수정 2022-03-30 11:24

업무보고용 PPT 형식 문건
열흘 가량 내부게시판 게재
박경석 전국장애인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 앞에서 열린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 언론공작 서울교통공사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 대표는 며칠 전 지하철 승강장 틈에 휠체어가 걸려 넘어졌는데 연기라는 조롱을 받았다고 말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박경석 전국장애인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 앞에서 열린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 언론공작 서울교통공사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 대표는 며칠 전 지하철 승강장 틈에 휠체어가 걸려 넘어졌는데 연기라는 조롱을 받았다고 말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하철 출근길 시위에 나선 장애인단체를 승객이 아닌 여론전쟁 상대방으로 규정한 뒤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제시한 서울교통공사 문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보통 회사에서 제안서 발표 및 윗선 보고에 흔히 쓰이는 피피티(PPT) 형식으로 문건이 작성됐고, ‘장애인 단체의 약점을 찾아 물밑 홍보’ 등 공사 차원의 구체적인 언론대응 방법까지 제시됐는데도 서울교통공사는 “직원 개인의 일탈”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18일 오전 10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는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공사의 언론공작 문건에 경악했다. 개인 일탈이 아닌 조직의 잘못”이라며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공개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서울교통공사 언론팀 직원 윤아무개씨가 작성한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장애인단체 등을 ‘맞서 싸울 상대’로 규정하면서 여론전 승리를 위해 “(전장연의) 디테일한 약점을 계속 찾고, 이를 소재로 물밑 홍보를 펼쳐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런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서울교통공사는 “해당 문건은 공사 직원이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문건 작성 주체(홍보실 언론팀), 프레젠테이션용 문서 형식 등에 비춰볼 때 “개인 일탈”이라며 말단 직원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서울교통공사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 누리집을 보면, 문건 작성자 윤아무개 대리는 서울교통공사 홍보실 언론팀 소속으로 ‘보도자료/해설명 자료 작성’ 업무를 맡고 있다. 문건은 서울교통공사 로고가 담긴 표지, 작성 날짜, 문건 작성 부서, 목차, 최종 제언까지 25쪽에 달한다.

<한겨레> 취재 결과, 해당 문건은 언론보도로 내용이 공개되기 전까지 열흘 가량 서울교통공사 내부 게시판에 공개돼 있었다고 한다. 공사는 언론보도 직후인 지난 17일 문건 작성자인 윤씨를 홍보실 업무에서 배제하는 인사발령을 냈다. 문건 작성자인 윤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만든 문건이 맞다. (장애인 이동권) 시위로 열차 지연이 심해지니까 현장에서 고생이 많아서 작성하게 됐다”며 회사 쪽과 같은 취지의 해명을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 언론공작과 관련해 서울교통공사를 규탄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온 장애인 단체에 대응하기 위해 작성한 내부문건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 언론공작과 관련해 서울교통공사를 규탄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온 장애인 단체에 대응하기 위해 작성한 내부문건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휠체어에서 내려와 바닥에 주저앉은 채 “직원 한 명을 희생시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말라. 책임져야 할 사람은 서울교통공사 사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장애인 이동권을 책임지고 보장해달라”고 말했다. 단체는 서울시에 △김상범 사장 공개사과 및 사퇴 △공사의 손배소 철회 △리프트 추락참사공간 추모비 설치 △서울시의 장애인이동권보장 약속 미이행에 대한 공개사과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관련기사 : “장애인단체는 싸울 상대” “약점 찾아야” 서울교통공사의 ‘혐오 여론전’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35284.html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도올 “윤석열 계엄에 감사하다” 말한 까닭은 1.

도올 “윤석열 계엄에 감사하다” 말한 까닭은

휴일 없이 하루 15시간씩, 내 살을 뜯어먹으며 일했다 [.txt] 2.

휴일 없이 하루 15시간씩, 내 살을 뜯어먹으며 일했다 [.txt]

[단독] 김용현 “지구 계엄사 회의” 지시…“경고용” 윤 주장과 배치 3.

[단독] 김용현 “지구 계엄사 회의” 지시…“경고용” 윤 주장과 배치

‘매운 입춘 한파’ 체감 -21도…전국 강풍, 호남은 폭설 4.

‘매운 입춘 한파’ 체감 -21도…전국 강풍, 호남은 폭설

윤석열 ‘헌재 흔들기’ 점입가경…탄핵 심판 가속에 장외 선동전 5.

윤석열 ‘헌재 흔들기’ 점입가경…탄핵 심판 가속에 장외 선동전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